붓글씨에 드러난 지도자들의 기질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8일 03시 00분


롯데갤러리 ‘대통령 휘호전’

꼬장꼬장하고 칼칼한 글씨(박정희 전 대통령), 여백 없이 종이를 꽉꽉 채운 제멋대로 글씨(김영삼 전 대통령), 기교 없이 굳세게 써내려간 글씨(백범 김구)….

대한민국 역대 지도자의 서예 작품엔 그들의 기질이 녹아있다. 글자는 당대의 시대정신과 정치사상을 담았고 글씨는 성격을 드러낸다. 다음 달 7일까지 서울 소공동 롯데갤러리에서 열리는 ‘홍익인간 1919∼2013: 정전 60주년 기념 대통령 휘호전’에서 역대 대통령을 닮은 글씨를 볼 수 있다.

임시정부 초대 대통령이자 대한민국 첫 대통령 이승만과 임시정부 주석 김구부터 윤보선, 박정희, 최규하,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전 대통령까지 역대 대통령과 대통령 부인의 휘호 50여 점을 전시한다. 무료. 02-726-4430

필체로 읽은 이승만은 의지가 강하고 원칙을 중시하는 사람이다. 기교가 빼어나고 굳세면서 부드러워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뛰어난 필체로 평가받는다. 또박또박 굵게 쓴 김구의 ‘홍익인간’에는 그의 신념과 고집이 묻어난다.

김영삼의 글씨엔 자신 있게 밀고 나가는 고집과 좌충우돌 성격이 배어 있다. 여백 없이 쓰는 통 큰 사람이다. 오뚝이 같은 삶을 살았던 김대중의 휘호 ‘행동하는 양심’엔 민주화에 대한 그의 신조가 담겨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붓글씨#대통령 휘호전#롯데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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