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전통희비극, 셰익스피어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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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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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라 만사이 주연작 ‘맥베스’ 15∼17일 명동예술극장에 올라

일본 세타가야 퍼블릭 시어터의 ‘맥베스’에서 맥베스 장군 역으로 직접 출연하는 노무라 만사이. 명동예술극장 제공
일본 세타가야 퍼블릭 시어터의 ‘맥베스’에서 맥베스 장군 역으로 직접 출연하는 노무라 만사이. 명동예술극장 제공
일본 전통의 비극 노(能)와 희극 교겐(狂言)이 셰익스피어극과 만났을 때 어떤 결과를 낳을까.

15∼17일 명동예술극장에서는 일본 세타가야 퍼블릭 시어터의 예술감독이자 배우인 노무라 만사이(47)가 연출하고 주연을 맡은 ‘맥베스’가 올라간다. 2010년 제작된 이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일본 전통 연희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노와 교겐의 연기 스타일로 풀어내 미국 뉴욕까지 진출했다.

일본영화 ‘음양사’의 배우로도 낯익은 노무라 만사이는 일본 전통희극인 교겐 전문배우인 교겐사(狂言師)로서 일본 주요 무형문화재인 노무라 만사쿠(野村万作·83)의 아들이자 계승자다. 그는 2010년 아버지와 아들 유키(裕基·13)까지 3대가 출연한 ‘트래디셔널 교겐’으로 국내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노와 교겐은 그 태생에 있어서 쌍둥이와 같다. 일본 중세시대 귀족문화의 일환으로 생겨난 노는 죽음의 세계를 다룬 비극적 가면극이다. 교겐은 그 막간극으로 생겨난 희극으로 가면 없이 일상생활의 역설적 상황을 고급스러운 웃음으로 담아낸다.

노와 교겐에 모두 정통한 노무라 만사이는 20여 명의 인물이 등장하는 원작을 맥베스 부부와 세 마녀, 이렇게 다섯 명의 배우만 등장하도록 압축했다. 그리고 ‘옳은 것은 그르고, 그른 것은 옳다(Fair is foul, and foul is fair)’라는 대사를 키워드 삼아 맥베스 부부는 비극적인 노의 스타일로, 세 마녀는 희극적인 교겐 스타일로 풀어내면서도 이를 현대적 감각에 맞게 다듬었다. 2만∼5만 원. 1644-2003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노무라 만사이#맥베스#셰익스피어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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