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설]심야식당 애환에 울컥… 뒤죽박죽 미용실서 스트레스 ‘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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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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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공연 보러 갈까

《짧은 설 연휴가 아쉽지만 좋은 이들과 더불어 즐기는 공연 한 편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눈앞에서 실시간으로 펼쳐지는 극적인 현장을 누군가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지켜보는 일은 평범하지 않은 경험이니까.》
  
온기로 힐링

심야식당

늦은 밤에만 문을 여는 심야식당에 어깨가 축 늘어진 이들이 하나둘씩 찾아든다. 노처녀 삼인방, 대머리 총각, 스트리퍼, 무명 가수, 동성애자 등 뮤지컬 ‘심야식당’ 속 등장인물은 위로가 필요한 우리들이다. 사소하고 찌질한 내 얘기에 귀 기울이면서 “나도 그래. 그러니까 내가 네 얘기 조금 들어줄게”라고 말하는 친구들이 이 식당에 있다. 치매에 걸린 어머니가 해주던 감자샐러드,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주문하는 야키소바에 얽힌 사연이 마음을 똑똑 두드린다. 언제나 그 자리를 지키는 마스터(박지일·송영창) 같은 사람이 그립다면. 17일까지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3만∼7만 원. 1544-1555

틈만 나면 “동주 좀 죽여줘요”라고 기도하는 완득이가 소설과 영화를 넘어서 뮤지컬 무대로 나왔다. 뮤지컬 ‘완득이’는 대학로 뮤지컬이면서도 대형 뮤지컬 못지않은 무대 세트와 시원한 군무가 시선을 끈다. 완득이의 숙적이지만 따뜻한 마음으로 학생을 감싸는 담임교사 동주 덕분에 장애를 가진 아버지, 베트남에서 시집온 어머니는 갈등을 극복하고 다시 가족을 이룬다. 뮤지컬에 등장하는 새로운 캐릭터 달동네 교회 ‘신’ 덕분에 경쾌하게 흘러간다. 3월 23일까지 서울 대학로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 3만∼5만 원. 02-2250-5900

웃음으로 탈(脫)스트레스

쉬어 매드니스
쉬어 매드니스

한바탕 깔깔깔 웃으며 스트레스를 훌훌 날리고 싶다면 산만하기 짝이 없는 조지와 왠지 비밀스러운 수지가 운영하는 미용실로 초대한다. 미용실 위층에 사는 피아니스트가 살해됐다. 범인은 미용실 안에 있는 사람 중 한 명. 연극 ‘쉬어 매드니스’는 뒤죽박죽 정신없는 상황에 관객을 끌어들인다. 관객이 밝은 눈으로 집어낸 단서가 연극의 결말을 결정한다. 노련한 배우들의 이끌림에 관객은 자연스레 손을 들고 질문하게 된다. “불산을 퍼 먹여 죽여 버릴 테야”같이 현 상황을 반영한 대사가 귀에 쏙쏙 꽂힌다. 서울 대학로 문화공간 필링 2관에서 무기한 공연. 3만 원. 02-744-4334

6·25전쟁 중 국군과 인민군이 무인도에 고립됐다. 배는 고장 나고, 설상가상으로 배를 수리할 줄 아는 인민군 순호는 정신이 오락가락한다.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는 순호를 안정시키려고 여신님이라는 가상의 존재를 만들어내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가 웃음을 준다. 남자배우 6명의 아기자기한 노래와 율동에 주목하시라! 3월 10일까지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 4만5000원. 02-744-7090

두근두근 긴장감

레베카

영국의 대부호 막심 드 윈터(유준상·오만석·류정한)의 맨덜리 저택에는 뭔가 비밀이 있다. 세상을 떠난 안주인 레베카의 흔적을 지키는 집사 댄버스 부인(옥주현·신영숙)은 새로운 안주인 ‘나’(임혜영·김보경)를 사사건건 방해하고, 막심은 ‘나’가 보트보관소 근처에만 가도 필요 이상으로 성을 내며 흥분한다. 레베카가 나오지 않는 뮤지컬 ‘레베카’에는 과연 무슨 이야기가 숨겨져 있을까. 뮤지컬 ‘모차르트’ ‘엘리자벳’의 작곡가이기도 한 실베스터 르베이의 노래가 기억에 남는다. 3월 31일까지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5만∼13만 원. 02-6391-6333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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