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동시간대1위 ‘7급 공무원’, 실제 국정원과 얼마나 비슷할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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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 - 거짓말탐지기 극복훈련 O… 쭉쭉빵빵 많은 곳 X

‘7급 공무원’의 주인공 주원. MBC 제공
‘7급 공무원’의 주인공 주원. MBC 제공
《 국가정보원 요원 ‘두길로’야. 이름이 이상하지? 가명이니까…. 요즘 우리 이미지 구기고 있어. 여직원 사태 때문에 “국정원 임무가 겨우 댓글 달기냐”는 비아냥거림이 쏟아지거든. 다행인 것은 MBC 드라마 ‘7급 공무원’의 인기가 꽤 괜찮다는 거야. 4회(지난달 31일) 시청률은 15.2%(AGB닐슨 전국)로 동시간대 1위야. 의학, 법정드라마는 많았지만 국정원 드라마는 없었으니 신기한가 봐. “정말 국정원 요원이 저렇게 훈련 받냐”며 궁금해 하는 시청자도 많아. 어디까지가 진짜 국정원 모습일지 궁금해? 자, 지금부터 설명해주지. 》

낙하훈련. 여러 차례 훈련을 통해 숙달한다(위). 거짓말탐지기 극복훈련. 합숙훈련 기간 탐지기에 걸리지 않는 방법을 교육받는다(아래). MBC 제공
낙하훈련. 여러 차례 훈련을 통해 숙달한다(위). 거짓말탐지기 극복훈련. 합숙훈련 기간 탐지기에 걸리지 않는 방법을 교육받는다(아래). MBC 제공

#장면1. 주인공, 국정원 입사하자마자 가명 적어내

2회에서 국정원에 막 입사한 한필훈(주원)과 김경자(최강희)가 요원으로 활동할 때 사용할 가명(한길로 김서원)을 적어내는 장면이 나와. 신입요원들은 입사 후 1년간 훈련을 받아. 하지만 이후 활동은 달라. ‘화이트’ 요원은 주로 국내에서 신분을 드러내고 일해. 실명도 쓰지.

반면 ‘블랙’ 요원이 되면 첩보영화처럼 이름과 얼굴, 신상정보가 극비야. 주로 해외에서 활동하면서 완전히 다른 인물로 위장해 살아가. 그렇다고 가족 모두에게 신분을 감추진 않아. 주로 아내에게는 공개하고 자식에게는 숨기는 편이지.
#장면2. 해안가 훈련소, 말만 하면 “동기를 위해”

드라마 속 바다가 보이는 훈련소는 LIG연수원(경남 사천시)이야. 제작진이 실제 훈련장소에서 촬영하고 싶다고 했지만 보안상 거절당했거든. 극 중 국정원 본부도 한국학중앙연구원 건물이지. 실제 신입요원은 국가정보대학원에 입교해 6개월간 합숙훈련을 받아. 이때는 대통령도 못 들어와. 외부인이 신입요원을 만나면 정보가 샐 수 있거든. 극 중에 훈육관이 “동기가 목숨보다 중요하다”라는 말을 자주 쓰는데 가식처럼 보인다지? 진짜로 내부 문화를 반영한 거야. 정보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보안이야. 보안은 서로 믿는 데서 나오지. 믿으려면 배신하지 말아야 해. 우리만의 세뇌 방식이야.
#장면3. 거짓말탐지기 극복법부터 파티, 도박, 낙하훈련

3회 방영분을 보면 김서원이 거짓말탐지기 훈련을 받아. 국정원 거짓말탐지기 극복훈련이 별 게 아니야. 작동원리를 익히는 거야. 거짓말탐지기를 쓸 때 범인에게 30분 정도 가족관계 등 평범한 사실을 물어보다가 갑자기 정곡을 찌르는 질문으로 심장박동 변화를 보거든.

이 원리를 알면 거짓말탐지기에 반응 안하는 요령도 생겨. 실제 음주교육도 자주 해. 폭탄주 제조법도 가르쳐. 밤늦게까지 회식한 뒤 인원을 점검해 한 명이라도 없으면 회식을 다시 시작할 정도야. 파티 예절, 고스톱, 포커, 화장법, 의상코디에 골프까지 배워.

4회에서 한길로의 낙하훈련 장면을 보고 “정보요원이 특전사도 아닌데 왜 공수훈련을 받느냐”는 질문이 많았어. 실제 높이 11m의 모형탑 점프는 기본이야. 기구를 타고 지상 300m 위에서 뛰어내리고, 수송기를 탄 후 낙하산 메고 뛰어내리기도 해. 낙하는 목숨 걸고 해야 되잖아. 빠른 시간에 특정기술을 숙지한 뒤 두려움을 이겨내면서 그 기술을 정확히 시행해야 죽음을 막을 수 있어. 이런 능력을 신입요원 몸에 배도록 하는 거야.
#장면4. 신입요원 절반이 여성, 선남선녀 가득해 연애질

실제 여성 요원이 늘었어. 여성공무원 의무비율을 정해 놓은 것도 한 이유지. 신입요원 중 30%가 여성이다 보니 사내커플, 요원 간 연애가 늘어나는 추세야. 국정원도 사람이 사는 곳이잖아. 동료 간에 결혼하는 경우도 종종 생겨.

드라마 보고 ‘국정원 가고 싶다’는 대학생도 많더라고. 요원이 다들 멋있다나? 꿈 깨! 한길로(주원) 공도하(2PM 찬성) 신선미(김민서)처럼 ‘쭉쭉빵빵’ 요원은 없어. 아주 잘생기거나 아주 못생기거나, 키가 크거나 작은 요원은 드물어. 다 평범한 인상에 키도 고만고만한 사람들이 진짜 요원이야. 미남미녀는 그만큼 남들 눈에 띄게 되지. 정보요원으로 불합격!

※이 기사는 국정원 전현직 요원들과 이 드라마의 천성일 작가의 도움을 받아 작성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7급공무원#국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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