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살아남기 처절하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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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성메시지 중고교 교내방송 보내기
● 그룹 일상사 시시콜콜 트위터 올리기
● 명동 홍대앞서 피켓들고 게릴라공연

걸그룹 달샤벳은 과자상자 뒷면에 친필로 감사의 말을 적어 팬들에게 직접 나 눠줬다. 해피페이스엔터테인먼트 제공
걸그룹 달샤벳은 과자상자 뒷면에 친필로 감사의 말을 적어 팬들에게 직접 나 눠줬다. 해피페이스엔터테인먼트 제공
넘쳐나는 아이돌 그룹들의 무한 경쟁시대, 신인 아이돌의 살아남기 전술이 처절하다. 기성 아이돌처럼 자리를 잡지 못한 신인급 아이돌들은 TV에 노출되는 것 외에도 팬들과의 스킨십을 비롯한 특이한 홍보 전략으로 치열한 승부를 걸고 있다.

6월 데뷔한 남성 아이돌 그룹 에이젝스는 멤버들의 목소리를 녹음한 음성 메시지를 교내방송용으로 만들어 최근 40여 개 중고교에 배포했다. 이 메시지는 각 학교의 점심시간에 맞춰 교내 방송으로 소개돼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교내방송을 들은 학생들이 팬 카페에 공연 신청을 해 최근 경기 광명시 안서중학교 등에서 홍보공연을 했다.

남성 아이돌 그룹은 예비군 훈련을 받을 때도 홍보를 잊지 않는다. 멤버 형곤(24)은 지난달 24일 예비군 훈련 때 찍은 셀카 사진을 트위터에 게재했다. 이 사진에서 그는 철모와 군복 차림으로 군대를 이미 다녀온 ‘군필돌’이란 이미지를 강조했다. 언제 어디서나 ‘최소한의 비주얼’을 유지해 홍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차희진 DSP미디어 홍보담당은 “팬 친화형 아이돌 콘셉트이다. 팬들이 오빠들을 챙겨주는 것보다는 아이돌이 팬에게 먼저 다가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행기에서도 아이돌의 홍보활동은 계속된다. 데뷔 2년차인 여성 아이돌 그룹 달샤벳은 지난달 21일 인도네시아로 가는 비행기에서 찍은 멤버 우희(21)의 생일 파티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홍주원 해피페이스 엔터테인먼트 팀장은 “흔들리는 비행기에서 생일 파티를 하는 게 쉽진 않았지만 팬들과 공유하는 게 중요했다”라고 말했다.

팬이 아이돌에게 선물을 주는 ‘조공’이 아니라 아이돌이 팬들에게 선물을 주는 ‘역조공’ 이벤트도 있다. 에이젝스와 달샤벳은 ‘빼빼로 데이’에 맞춰 공개방송에 온 팬들에게 직접 준비한 과자 등을 선물했다.

홍보를 위해서라면 궂은 날씨도 두렵지 않다. 지난달 16일 신인 한중합작 아이돌 그룹 타임즈는 서울 명동과 이대, 홍대 길거리에서 ‘셀프 홍보’에 나섰다. 이들은 그룹과 신곡 이름을 피켓에 적어 직접 들고 빗속에서 게릴라 공연을 펼쳤다. 성나혜 CJ E&M 대리는 “명동에는 중국, 일본 관광객이 많기 때문에 홍보에 유리하다”라며 “다음에는 공항 앞에서 피켓을 들고 홍보하려고 하는데 공항 측에서 허락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아이돌#홍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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