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뮤지컬 성찬에 가슴 두근두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1일 03시 00분


■ 한달 10∼20편 관람하는 공연마니아 2인의 수다

《연말 뮤지컬 시장이 불붙는다. 3일 경기 용인시 포은아트홀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레미제라블’(라이선스 초연)을 필두로 ‘맨 오브 라만차’ ‘영웅’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등 이미 개막해 연말까지 이어지는 작품부터 개막을 앞둔 ‘황태자 루돌프’(라이선스 초연) ‘아이다’ ‘락 오브 에이지’ ‘캐치 미 이프 유 캔’ ‘오페라의 유령’(오리지널 내한공연) ‘완득이’까지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푸짐한 연말 성찬에 대처하는 공연 마니아들의 자세는 어떨까. ‘잡식성 뮤지컬 팬’인 정애희(40·스피치강사·기혼) 노세희 씨(38·자영업·미혼)와의 인터뷰를 대화체로 재구성했다. 두 사람은 뮤지컬 위주로 어언 5년째 한 달 평균 10∼20편의 공연을 관람하는 공연 마니아다.》
12월 7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오리지널팀 내한공연. 설앤컴퍼니 제공
12월 7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오리지널팀 내한공연. 설앤컴퍼니 제공

△노세희(이하 노)=언니, 올해 정말 공연 많네. 지난달에 공연 관람에 40만 원쯤 썼어. 티켓값 비싼 대극장 공연 적게 봐서 이 정도야.

△정애희(이하 정)=난 50만 원. 예년보다 더 쓰는 것 같아. 남편하고 같이 본 걸 포함하면 티켓값만 한 달에 100만 원이 넘어. 우리끼리 하는 말이지만 공연 6개월만 끊으면 세계여행 갈 수 있다고 하잖아.

△노=연말에 뭐 볼 거야? 베스트3을 꼽으라면 나는 ‘황태자 루돌프’ ‘인당수 사랑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루돌프’는 캐스팅이 정말 마음에 들고 뮤지컬 넘버도 괜찮더라. ‘인당수…’는 변학도 캐릭터가 매력적이고 무대가 참 예뻐. ‘베르테르…’는 캐스팅에 따라 정말 색다른 데다 노래는 정말 최고!

△정=‘루돌프’는 나도 기대돼. 박은태 캐스팅으로 볼 건데 박은태의 맑은 고음은 정말 딱 내 스타일. 그래도 연말 분위기에는 ‘오페라의 유령’이 딱이지. 예전에 라이선스로 공연할 때 1년 동안 40번은 본 것 같아. 소냐 차지연 정선아가 활약할 ‘아이다’도 기대돼.

△노=9일에 창작 뮤지컬 ‘트레이스 유’를 볼건데 소극장 2인극 치고 정말 괜찮대. 연출이 ‘쓰릴 미’ 초연 때 연출했던 김달중 씨야.

△정=공연기간이 짧아서 그런지 표 구하기가 쉽지 않더라. 역시 뮤지컬은 초연 때 봐줘야 해. 초연 때 캐스팅이 가장 완벽한 것 같아.

△노=그래도 언니는 자리에 집착 안 하잖아. 나는 1열 아니면 안보니까 공연 때마다 전쟁이야.

△정=
요즘 창작뮤지컬 참 좋더라. ‘완득이’도 기대되고 ‘식구를 찾아서’도 괜찮아. 보고 나면 같이 보고 싶은 사람이 자꾸 떠올라서 가족하고 같이 보고, 친구들도 데리고 가고 해서 한 10번은 봤어.

△노=나는 동창회에서 단체관람했잖아. 이달에 ‘빨래’도 봐야 해. 공연 2000회 특집으로 하잖아. 참, ‘레미제라블’ 개막하던데 용인까지 갈 거야? 난 서울 공연 때 보려고. 공연 기간도 길고 ‘원 캐스팅’(한 배역에 한 배우)이라 천천히 봐도 될 것 같아.

△정=나도 그래. 예전엔 첫 공연 꼭 챙겼는데 이젠 안 그래. 여러 번 볼 공연은 상관없는데 한 번 볼 공연은 첫 공연에서 실망하는 경우가 많더라.

△노=정말 기다렸던 작품인데 캐스팅 공개되고 나선 기대감이 좀 줄었어. 내가 생각했던 이미지랑 좀 달라서.

△정=‘원캐’(원캐스팅)가 좋긴 하지만 단점은 내가 안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면 여러 번은 안 보게 된다는 점. ‘더블’(더블 캐스팅·두 배우가 번갈아 한 배역을 연기)이 딱 좋아.

△노=6명으로 돌리는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심한 것 같아. 배우들도 ‘아이돌’ 중심이라 누가 누군지도 잘 모르겠더라.

△정=‘캐치 미…’는 ‘쇼 뮤지컬’이라 어차피 내 취향도 아니야.

△노=공연 많으니까 잘 챙겨. 난 트위터로 320명 팔로잉하고 수시로 체크해. 대부분이 배우 스태프 등 공연 관계자들이야.

△정=
난 500명 팔로잉 하잖아. 나중에 공연장에서 봐. 안녕.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공연#마니아#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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