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뮤지컬 시장이 불붙는다. 3일 경기 용인시 포은아트홀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레미제라블’(라이선스 초연)을 필두로 ‘맨 오브 라만차’ ‘영웅’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등 이미 개막해 연말까지 이어지는 작품부터 개막을 앞둔 ‘황태자 루돌프’(라이선스 초연) ‘아이다’ ‘락 오브 에이지’ ‘캐치 미 이프 유 캔’ ‘오페라의 유령’(오리지널 내한공연) ‘완득이’까지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푸짐한 연말 성찬에 대처하는 공연 마니아들의 자세는 어떨까. ‘잡식성 뮤지컬 팬’인 정애희(40·스피치강사·기혼) 노세희 씨(38·자영업·미혼)와의 인터뷰를 대화체로 재구성했다. 두 사람은 뮤지컬 위주로 어언 5년째 한 달 평균 10∼20편의 공연을 관람하는 공연 마니아다.》
12월 7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오리지널팀 내한공연. 설앤컴퍼니 제공
△노세희(이하 노)=언니, 올해 정말 공연 많네. 지난달에 공연 관람에 40만 원쯤 썼어. 티켓값 비싼 대극장 공연 적게 봐서 이 정도야.
△정애희(이하 정)=난 50만 원. 예년보다 더 쓰는 것 같아. 남편하고 같이 본 걸 포함하면 티켓값만 한 달에 100만 원이 넘어. 우리끼리 하는 말이지만 공연 6개월만 끊으면 세계여행 갈 수 있다고 하잖아.
△노=연말에 뭐 볼 거야? 베스트3을 꼽으라면 나는 ‘황태자 루돌프’ ‘인당수 사랑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루돌프’는 캐스팅이 정말 마음에 들고 뮤지컬 넘버도 괜찮더라. ‘인당수…’는 변학도 캐릭터가 매력적이고 무대가 참 예뻐. ‘베르테르…’는 캐스팅에 따라 정말 색다른 데다 노래는 정말 최고!
△정=‘루돌프’는 나도 기대돼. 박은태 캐스팅으로 볼 건데 박은태의 맑은 고음은 정말 딱 내 스타일. 그래도 연말 분위기에는 ‘오페라의 유령’이 딱이지. 예전에 라이선스로 공연할 때 1년 동안 40번은 본 것 같아. 소냐 차지연 정선아가 활약할 ‘아이다’도 기대돼.
△노=9일에 창작 뮤지컬 ‘트레이스 유’를 볼건데 소극장 2인극 치고 정말 괜찮대. 연출이 ‘쓰릴 미’ 초연 때 연출했던 김달중 씨야.
△정=공연기간이 짧아서 그런지 표 구하기가 쉽지 않더라. 역시 뮤지컬은 초연 때 봐줘야 해. 초연 때 캐스팅이 가장 완벽한 것 같아.
△노=그래도 언니는 자리에 집착 안 하잖아. 나는 1열 아니면 안보니까 공연 때마다 전쟁이야. △정=요즘 창작뮤지컬 참 좋더라. ‘완득이’도 기대되고 ‘식구를 찾아서’도 괜찮아. 보고 나면 같이 보고 싶은 사람이 자꾸 떠올라서 가족하고 같이 보고, 친구들도 데리고 가고 해서 한 10번은 봤어.
△노=나는 동창회에서 단체관람했잖아. 이달에 ‘빨래’도 봐야 해. 공연 2000회 특집으로 하잖아. 참, ‘레미제라블’ 개막하던데 용인까지 갈 거야? 난 서울 공연 때 보려고. 공연 기간도 길고 ‘원 캐스팅’(한 배역에 한 배우)이라 천천히 봐도 될 것 같아.
△정=나도 그래. 예전엔 첫 공연 꼭 챙겼는데 이젠 안 그래. 여러 번 볼 공연은 상관없는데 한 번 볼 공연은 첫 공연에서 실망하는 경우가 많더라.
△노=정말 기다렸던 작품인데 캐스팅 공개되고 나선 기대감이 좀 줄었어. 내가 생각했던 이미지랑 좀 달라서.
△정=‘원캐’(원캐스팅)가 좋긴 하지만 단점은 내가 안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면 여러 번은 안 보게 된다는 점. ‘더블’(더블 캐스팅·두 배우가 번갈아 한 배역을 연기)이 딱 좋아.
△노=6명으로 돌리는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심한 것 같아. 배우들도 ‘아이돌’ 중심이라 누가 누군지도 잘 모르겠더라.
△정=‘캐치 미…’는 ‘쇼 뮤지컬’이라 어차피 내 취향도 아니야.
△노=공연 많으니까 잘 챙겨. 난 트위터로 320명 팔로잉하고 수시로 체크해. 대부분이 배우 스태프 등 공연 관계자들이야. △정=난 500명 팔로잉 하잖아. 나중에 공연장에서 봐.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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