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성 논란 SBS ‘대풍수’ PD의 변명 들어보니… 배우의 트라우마 치료용?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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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경이란 배우가 자신의 상처를 딛고, 벽을 넘어서 도전하는 기회를 주고 싶었습니다.”

SBS 수목드라마 ‘대풍수’ 연출자인 이용석 PD가 개인 블로그에 올린 글 내용이다. 이 PD는 ‘수련개(오현경)의 정사 장면을 위한 변명’이란 제목의 이 글에서 오현경의 과거 ‘비디오 파문’을 염두에 둔 듯 “오현경 씨는 이 장면(베드신)을 찍고 나서 ‘과거의 트라우마를 극복한 것 같다’고 제게 말해주었습니다”라며 “배우가 제게 해준 최고의 칭찬을 저는 그날 들었습니다. 현경 씨는 자신의 벽을 넘어 작은 승리를 거두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PD의 주장에 대해 ‘시청률을 의식한 지나친 선정성을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한 것’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 드라마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아이들과 보는데 민망해서 못 보겠다” “이젠 대놓고 성교육이네” “‘쭉쭉빵빵’ 미녀들이 가끔 나와 남성 독자들을 자극하는 무협소설 같은 느낌이다” 등의 글이 줄을 이었다.

이 드라마는 10일 첫 회에서 이인임(조민기)과 수련개가 상의를 벗은 채 침대에서 격정적으로 시간을 보내는 정사 장면을 방영한 데 이어 2회에서도 영지(이진)와 동륜(최재웅)의 진한 키스신을 20초간 내보냈다. 이 PD는 키스신에 대해서도 “그 장면 이전의 두 배우의 연기는 왠지 건조하고 열정이 부족해 안타까웠다”며 “두 사람은 이 드라마에 필요한 에너지와 열정을 갖게 되었다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선정적인 대사도 누리꾼 사이에 논란이 되고 있다. “쾌락을 위해 그대를 찾는 것이 잘못되었소?” “(극중 이진에게) 그냥 한입에 삼켜도 비린내도 안 나겄네. 이왕 죽을 거면 좋은 일 좀 허고 가”라는 등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에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 PD는 글의 말미에는 “그럼에도 드라마를 보시다 황급히 아이들의 눈을 가렸을 부모님께 다시 한 번 사죄의 인사를 올립니다”라는 사과의 말을 덧붙였다. 이 드라마는 10일 시청률 6.5%(AGB닐슨 전국가구 기준)로 시작해 17일 10.6%를 기록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대풍수#선정성#오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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