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위의 ‘패널 비’… 무대 아래의 ‘진짜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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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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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알투비’ 홍보 속앓이 사정
공군 특수비행팀 조종사 연기… 개봉전 육군 입대해 직접 못나서

22일 영화 ‘알투비: 리턴투베이스’ 무대인사에서는 실물 크기의 정지훈 사진 인쇄물이 섰다(왼쪽). 군복무 중인 정지훈은 객석에 앉아 관객에게 인사했다. CJ E&M 제공
22일 영화 ‘알투비: 리턴투베이스’ 무대인사에서는 실물 크기의 정지훈 사진 인쇄물이 섰다(왼쪽). 군복무 중인 정지훈은 객석에 앉아 관객에게 인사했다. CJ E&M 제공
22일 오후 7시경 서울 성동구 행당동 CGV왕십리 극장에서 ‘알투비: 리턴투베이스’ 관객들은 ‘두 명의 정지훈(비)’을 만났다.

이날 영화가 끝날 무렵 김동원 감독과 배우 유준상 이종혁 김성수의 무대인사가 시작됐다. 출연진 중 가장 체격이 큰 김성수가 앞장서 실물 크기의 정지훈 사진 인쇄물을 들고 입장했다.

“혹시 객석에 군인 계신가요?”

김성수가 검은 모자를 푹 눌러쓴 관객을 쳐다보며 물었다. 아무도 손을 들지 않자 그는 씩 웃더니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사실 여기 휴가 나온 정지훈 씨가 있습니다.” 관객들이 웅성거리는 사이 맨 뒷자리에 앉아 있던 남성이 마이크를 건네받았다. “안녕하세요. 정지훈입니다. 하하.”

하지만 이날 정지훈은 주연 배우이면서도 무대에 오를 수 없었다. 객석에서 진행된 5분 정도의 인사가 ‘알투비: 리턴투베이스’ 홍보 활동의 전부다. 그는 2개월여 동안 40회 이상 진행한 무대인사에 전혀 참석하지 못했다. 그 대신 제작비가 개당 50만 원 정도인 등신대(等身大) 사진이 ‘참석’해 왔다. 깜짝 이벤트는 19일부터 4박 5일 휴가를 나온 정지훈이 영화관을 찾았다는 것을 안 ‘절친’ 김성수가 마련한 것.

영화는 공군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제작됐다. 그렇지만 정지훈의 무대인사를 포함한 홍보활동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는 영화에선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조종사 태훈으로 출연했지만 지난해 10월 육군에 입대해 현재 국방부 근무지원단 소속 일병이다.

투자·배급사인 CJ E&M은 “비(정지훈)가 잠깐 무대인사만 해도 홍보 효과가 얼마나 크겠나. 그렇지만 공군 측과 협의해도 육군으로 입대한 정지훈의 홍보 활동을 논의하는 것이 힘들다”며 아쉬워했다.

국방부 대변인실에 따르면 보안 규정에 따라 군인이 방송이나 언론에 노출될 경우 소속 부대장(장관급 이상)의 승인을 사전에 받아야 가능하다. 하지만 깜짝 이벤트와 관련해서는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 문제없을 것이다”라는 답변을 공군본부 정훈공보실로부터 들었다는 게 CJ 측의 전언이다.

송금한 기자 email@donga.com
#알투비#홍보#특수비행팀#육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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