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움 ‘아트 스펙트럼’전 부활, 한국 현대미술 내일 엿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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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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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을 소재로 한 한경우의 영상작품. 리움미술관 제공
축구장을 소재로 한 한경우의 영상작품. 리움미술관 제공
역량 있는 신진작가를 조명하는 서울 리움미술관의 ‘아트 스펙트럼’전이 6년 만에 재개된다. 2001년 시작된 행사는 2년마다 장르, 주제에 상관없이 유망 작가들을 선정해 주목받는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왔다. 한국 미술의 흐름과 변화를 짚어내는 창구로 호평을 받았으나 2006년 전시 이후 2008년 삼성 비자금 사건의 여파로 취소되면서 미술계에 아쉬움을 남겼다.

도시와 건축에 대한 관심을 공사장 구조물로 표현한 김지은 씨의 작품. 리움미술관 제공
도시와 건축에 대한 관심을 공사장 구조물로 표현한 김지은 씨의 작품. 리움미술관 제공
4회를 맞는 올해 전시에는 김아영(33) 김지은(35) 배찬효(37) 옥정호(38) 장보윤(31) 전소정(30) 최기창(39) 한경우 씨(33) 등 8명이 참여했다. 개인의 삶부터 잊혀진 역사까지 주제는 제각각이지만 미디어와 친숙한 세대답게 영상 작품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전소정 씨는 줄타기 명인 등 장인의 삶을 예술가에 빗댄 영상을, 김아영 씨는 130년 전 영국 해군의 거문도 점령사건을 소재로 한 영상 설치작품을 선보였다. 한경우 씨는 시각적 착시를 유도한 설치와 영상작품으로 고정관념에 집착해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 인식의 한계를 일깨운다. 장보윤 씨는 남이 버린 사진으로 자신만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었고, 최기창 씨는 무작위로 선택된 사람들이 눈싸움하는 영상으로 이 세계의 불가해성을 드러냈다.

공사장 구조물을 변주한 김지은 씨의 설치와 벽화작업은 개발과 재건축이 반복되는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 작가 자신이 등장하는 사진작품들도 눈길을 끈다. 배찬효 씨는 직접 동화 주인공과 역사 속 인물로 분장한 사진으로 낯익은 서구 시각문화를 낯설게 제시한다. 검은 양복을 입고 시내 곳곳에서 요가의 태양예배자세를 취한 옥정호 씨의 사진퍼포먼스작품엔 사회에 대한 풍자가 스며 있다. 전시는 17일부터 9월 16일까지. 02-2014-6900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미술#아트 스펙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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