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돌’ 2PM, 도쿄의 심장을 점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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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1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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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칸서 6회 공연
티켓 예매 1분 만에 매진

지난달 30일 일본 도쿄 부도칸 무대에 선 6인조 남성 아이돌 2PM. 10, 20대 관객들은 멤버들이 상의를 젖혀 ‘식스팩’을 드러낼 때마다 끓어올랐다. 택연은 “강한 퍼포먼스와 남자다움을 앞세운, 일본에 없는 콘셉트에 사람들의 이목이 쏠리는 것 같다”고 했다.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달 30일 일본 도쿄 부도칸 무대에 선 6인조 남성 아이돌 2PM. 10, 20대 관객들은 멤버들이 상의를 젖혀 ‘식스팩’을 드러낼 때마다 끓어올랐다. 택연은 “강한 퍼포먼스와 남자다움을 앞세운, 일본에 없는 콘셉트에 사람들의 이목이 쏠리는 것 같다”고 했다.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투피에무는 일본에 없는 남자다운 ‘야수도루(짐승돌)’예요!”(다무라 에리·24·여)

31일 오후 6시 30분 일본 도쿄 지요다 구에 있는 부도칸(武道館). 15층 높이(42m)의 팔각형 건물 안쪽으로 들어섰다. 천장 중앙의 초대형 일장기가 눈에 들어왔다. 이곳은 1964년 완공 이래 유도, 검도, 가라테, 합기도 등 일본 전통 무예의 경연장이자 매년 8월 15일 일왕이 참석하는 제2차 세계대전 희생자 위령제 장소로 쓰인다. 부도칸은 또한 ‘음악의 성지’이기도 하다. 1966년 비틀스를 필두로 퀸시 존스, 오아시스, 주다스 프리스트, 저니 등이 무대에 올랐고, 밥 딜런, 딥 퍼플, 에릭 클랩턴은 이곳 공연 실황을 음반으로 냈다.

6시 35분, 장내가 암전됐다. 객석을 꽉 채운 1만 관객이 외치는 2PM 멤버 이름(준수 닉쿤 택연 우영 준호 찬성)이 섞여 메아리치기 시작했다. 부도칸의 상징인 40도 경사 3층 객석은 순간 무대 쪽으로 쏟아질 듯했다. 2PM이 히트곡 ‘기다리다 지친다’를 한국어로 부르며 등장했다.

역동적 안무와 남성적 육체미를 앞세운 2PM을 요즘 일본인들은 야주케 아이도루(야수계 아이돌)라고 부르며 차세대 한류 스타로 꼽는다. 귀여움을 내세운 일본 아이돌과 대척점에 있는 셈이다. 이날 객석을 채운 관객도 전통적 한류 소비층인 40, 50대 여성 대신 교복을 입은 10대와 20, 30대 여성들이었다. 요코하마에서 온 항공사 직원 다무라 에리 씨는 “2PM 콘서트 관람만 네 번째”라며 “아라시 같은 일본 아이돌이 귀엽기만 하다면 2PM은 육체적이고 남자다운 매력이 강해 좋다”고 말했다. 젊은 관객들은 140분간의 공연 중 ‘핸즈 업’에서 두 손을 머리 위로 높이 들었고, ‘테이크 오프’에서는 멤버들을 따라 절도 있게 오른팔을 올리며 함께 춤췄다.

이날 공연은 5월 24, 25일과 28∼31일 6일 동안 6회 펼쳐진 2PM의 부도칸 릴레이 공연 ‘식스 뷰티풀 데이스’의 마지막 무대였다. 부도칸 6회 연속 공연은 한국 가수 중 2PM이 처음이다. 찬성은 “음향 시스템이 좋고 객석이 가까워 특별한 느낌이었다”고 했다. 우영은 “더 큰 도쿄돔 무대에 서는 것을 목표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택연은 최근 멤버들과 팔씨름을 하다 근육 팽창으로 상박골이 부러져 팔에 지지대를 한 채 무대를 지켰다.

2010년 일본에 진출한 2PM은 싱글 3장과 정규앨범 1장을 계속 오리콘 차트 5위권에 올려놓았다. 이번 부도칸 릴레이 콘서트는 2월 말 티켓 오픈 1분 만에 6일 치가 전석 매진됐다. 5일과 6일에는 앙코르 공연으로 요코하마 아레나를 메운 1만2000명의 관객 앞에 선다.

도쿄=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짐승돌#2PM#야수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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