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발’ 뛰어난 무당-점쟁이 찾아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29일 03시 00분


코멘트

채널A 미스터리 프로그램 인기… 제작진 출연자 섭외 애로 많아

4부작으로 방영된 채널 A ‘미스터리 논리로 풀다’에서 진행자인 이영돈 PD가 최면 상태에서 양파를 사과로 여기고 먹고 있다. 채널A 제공
4부작으로 방영된 채널 A ‘미스터리 논리로 풀다’에서 진행자인 이영돈 PD가 최면 상태에서 양파를 사과로 여기고 먹고 있다. 채널A 제공
채널A가 ‘이영돈 PD, 논리로 풀다’(오후 11시)를 28일부터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했다. 앞서 특집물로 방영한 ‘이영돈 PD의 운명, 논리로 풀다’와 ‘미스터리 논리로 풀다’가 시청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은 다른 영이 몸에 들어온다는 빙의(憑依)나 신을 만나는 접신(接神), 굿, 최면, 초능력 등 불가사의한 현상을 소재로 하고 있다. 그 인기만큼이나 제작에 얽힌 우여곡절도 많다.

○ “빙의 걸린 분 찾습니다”

접신 등 초자연적 체험을 했다는 사람을 찾는 것은 방송의 첫 단추 끼우기다. 미스터리물의 주된 소재인 빙의나 신내림의 경우 비싼 퇴마의식이나 굿을 공짜로 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방송사로 연락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물론 원한다고 해도 모두 방송에 나오지는 못한다. 우선 정신병과 구분하는 절차를 거친다. 이 프로그램의 신정호 채널A PD는 “가족은 갑작스레 귀신이 들렸다고 주장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오랫동안 정신병을 앓고 있었던 이가 많기 때문에 주변의 친구나 이웃들에게 과거 상태가 어땠는지를 가족 몰래 물어본다”고 말했다.

○ 신통력 검증하기

방송의 영향력이 큰 만큼 제작진은 사전 취재에서 ‘사기꾼’을 걸러내는 데 집중한다. 우선 ‘용하다’는 퇴마사와 무속인을 찾아가 신통력을 검증한다. 자신이나 가족, 유명인의 사주를 준 뒤 풀이하는 과정을 보면서 기본기를 평가한다. 이때 ‘모시는 신’의 급수(?)에 따라 능력이 대체로 다르다는 게 제작진의 말. 조상신보다는 천신이나 장군신 등을 모시는 무속인이 제작진이 내심 매기는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얻는 경우가 많다. 심령 미스터리 프로그램을 제작해 온 샤방미디어 김상현 대표는 “보통은 천도재로 귀신을 쫓을 수 있다고 하는 상태도 신병(神病)에 걸렸다며 내림굿을 남발하는 무속인이 외환위기 이후 적지 않아졌다”고 말했다.

○ 실험용 모르모트도 자처

제작진은 때로 진위를 증명하거나 실감나는 영상을 찍기 위해 직접 실험에 참여한다. 초능력자를 찾기 위해 ‘장풍’을 직접 맞거나 최면에 직접 걸려보는 것은 예삿일이다. 심지어 카메라 앞에서 무속인의 도움을 얻어 ‘접신’을 체험하는 이들도 있다. 때로 애프터서비스도 한다. 3월 방영된 채널A ‘미스터리 논리로 풀다’ 초능력 편의 경우 방송 후 시청자 문의가 몰리자 따로 특강을 열었다. 제작진은 이 자리에 초청한 시청자들 앞에서 직접 최면 실험에 참여했다.

○ 도망가는 스태프

신비한 현상을 촬영하다 보면 이해할 수 없는 사건도 일어난다는 것이 제작진의 귀띔이다. 전파방해로 ‘오디오 채집’이 안 되거나 편집용 테이프에서 이해할 수 없는 이상이 발견된 경우도 있었다. 멀쩡했던 사람이 갑자기 쓰러지기도 한다. 미스터리물 제작 현장에서는 “종교적인 이유 때문에” “무서워서” “몸이 아파서” 등 다양한 이유로 그만두는 스태프가 적지 않다. 제작진은 “가장 힘든 일은 제작 스태프 구하는 일”이라고 하소연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채널A] 이영돈 PD, 논리로 풀다


#채널A#미스터리 논리로 풀다#운명 눈리로 풀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