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타 세대별 주자 ‘김홍탁-김기표-최희선-박주원’ 내달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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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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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의 원초적 에너지 충전해드려요

네 명의 기타리스트는 세대가 다른 서로에게 궁금한 점이 많았다. 김기표가 “여자 문제는 어떻게 하느냐, 우리 땐 기타리스트가 여자들한테 인기 좋았는데”라고 묻자 후배 박주원이 되물었다. “듣기로는 지금보다 그때 더 인기가 많았다면서요?” 왼쪽부터 박주원, 김기표, 김홍탁, 최희선.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네 명의 기타리스트는 세대가 다른 서로에게 궁금한 점이 많았다. 김기표가 “여자 문제는 어떻게 하느냐, 우리 땐 기타리스트가 여자들한테 인기 좋았는데”라고 묻자 후배 박주원이 되물었다. “듣기로는 지금보다 그때 더 인기가 많았다면서요?” 왼쪽부터 박주원, 김기표, 김홍탁, 최희선.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그룹사운드의 시대, 기타의 시대가 다시 오고 있어요. 전자음악이 아무리 발달해도 현(絃)의 거대한 소리는 대체할 수 없죠.”(김홍탁·68·기타리스트)

21세기 국내외 대중음악에서는 손으로 짚거나 입으로 부는 실제 악기의 지분을 가상 악기의 음향들이 잠식해 가고 있다. 재즈 록 블루스 등 다양한 장르에서 리드 악기로 활약해 온 기타의 위상도 예전 같지 않다.

1963년 윤항기와 국내 최초의 록밴드 키보이스를 만든 김홍탁, 1970년대 신중현과 더 멘, 최헌과 검은 나비로 활동한 김기표(60), 1990년대부터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 밴드를 이끌고 있는 최희선(51), 요즘 화려하고 한국적인 집시 기타 연주로 주목받는 박주원(32). 한국 기타리스트 1세대부터 신세대까지를 대변하는 기타리스트 4명이 다음 달 10일 오후 4시 서울 광진구 광장동 악스코리아에서 열리는 기타 페스티벌 ‘12G신(神) 콘서트’ 무대(문의 02-3445-9650)에 함께 오른다.

‘기타 1세대’ 김홍탁은 “1950년대 트럼펫, 60년대 초반 색소폰 이후 기타가 밴드의 리더 위치로 올라오며 전성기를 맞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기타의 시대를 상징하는 장면으로 히식스의 멤버로 활동하던 1968년 서울 명동 ‘오비스캐빈’에서 레어 어스의 ‘겟 레디’ 단 한 곡을 60분 동안 연주한 기억을 꼽았다. 김기표는 “70년대 무대에서도 보컬보다 기타 솔로 때 더 큰 박수가 터져나오곤 했다”고 회상했다. “건반과 달리 동적으로 연주하는 기타리스트들은 가슴에서 느끼는 비트 자체가 달라요. 굉장히 뜨겁죠. 예술 본연의 원초적 에너지를 보여줄 수 있는 악기예요.”

이들은 ‘뜨거운 기타의 시대’가 다시 오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톱밴드’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한 조명과 아날로그에 대한 향수가 맞물리면서 기타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죠.”(최희선) “요즘 대중가수들이 라이브 기타 반주를 원하는 경우가 눈에 띄게 늘었어요.”(박주원) “다양한 음악을 소개할 채널이 없다는 게 문제예요. 대중매체가 뮤지션들의 숨쉴 공간을 찾아줘야 합니다.”(김홍탁)

김홍탁은 1995년 서울재즈아카데미를 설립해 최근까지 뮤지션들을 키워왔고, 김기표는 서울재즈아카데미와 명지전문대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최희선은 7월경 연주가 주가 된 솔로 앨범을 내고, 박주원은 음악 페스티벌 등 다양한 무대에 설 계획이다.

‘한국그룹사’(가제)를 쓰고 있는 김홍탁은 “댄스 아이돌 다음은 뮤지션들 차례라고 생각한다”며 “영국 미국 등 기타가 강한 나라가 곧 대중음악 강국인데 한국에서 제2의 비틀스가 나올 날이 오리라 본다”고 기대했다.

김홍탁과 김기표는 ‘12G신 콘서트’에서 후배 기타리스트 12명의 무대가 끝난 뒤 마지막 순서에 올라 산타나의 ‘블랙 매직 우먼’을 협주할 예정이다. 1980년대 ‘검은 장미’의 여성 보컬 김혜정 씨(51)가 마이크를 잡는다.

“우리 후배들 쩔쩔매게 생겼네요. 타이거 우즈가 아무리 잘 쳐도 아널드 파머 나타나면… 아시잖아요.”(최희선)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기타#김홍탁#김기표#최희선#박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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