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중국 광저우 세계아마바둑선수권대회 5라운드에서 맞닥뜨린 한국의 이현준 아마 7단(오른쪽)과 북한의 이광혁 아마 6단. 둘은 이날 오전까지 각각 4연승을 거둬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이날 바둑에서는 이현준이 이광혁에게 승리했다. 한국기원 제공
《 올해로 33회를 맞는 세계아마추어바둑선수권대회. 대회 사흘째를 맞은 15일 중국 광저우 기원 대국장. 광저우 아시아경기 바둑 종목이 열렸던 이곳에는 한국 중국 대만 등 바둑 강국뿐 아니라 유럽 미국 중동 등지의 아마추어 대표 56명이 참가해 열띤 경합을 벌였다. 올해는 북한도 대표를 보냈다. 아마추어 바둑대회답게 10대와 30, 40대 직업인들이 바둑판에 마주 앉아 대국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최고령자는 조란 무타브지자 크로아티아 대표. 67세로 은퇴한 바둑 애호가이지만 아마 5단의 실력으로 당당히 대회에 참가했다. 모로코의 참가자는 7급 정도의 수준으로 이날까지 1승도 보태지 못했다. 그런 탓인지 승부의 긴장감보다는 바둑을 통한 교류의 장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참가 선수들의 직업군도 수학자, 번역가, 엔지니어, 컴퓨터 프로그래머, 음악가, 기자, 등산가이드, 현역 군인까지 다양했다. 》
승자는 승자끼리 겨루는 스위스리그 방식으로 치러진 이날 오전에는 유력한 우승후보들이 격돌했다. 4연승을 거두고 있는 한국-북한, 중국-대만 선수의 대국이 관심을 끌었다.
먼저 한국의 이현준 아마 7단(18)과 북한의 바둑 국가대표인 이광혁 아마 6단(25)의 대국. 이현준은 유력한 우승후보인 일본의 나카조노 세이조(中園淸三) 아마 8단을 누르는 등 4연승을 거뒀다. 이현준은 아마추어 국수전에서 준우승을 차지했으나, 우승한 민상연이 프로에 입단하는 바람에 한국 대표로 출전하게 됐다. 그는 현재 한국기원 연구생 1그룹의 강자. 이광혁도 우승권인 루마니아와 헝가리 등 유럽 강호들을 이기고 올라왔다.
이날 대국에서 흑을 쥔 이현준이 초반부터 집을 많이 내 유리하게 전개됐다. 하지만 중반 이후 흑 대마가 몰리면서 불리했으나 막판 끝내기에서 역전승을 거뒀다.
또 같은 시간 열린 중국의 차오즈젠 아마 7단(16)과 대만의 첸쳉순 아마 7단(14)의 대국에서는 차오즈젠의 승리로 끝났다. 차오즈젠은 지난해 밍보배에서 우승한 데 이어 올해 ‘석간신문’배에서 우승한 떠오르는 신예. 그는 중국의 녜웨이핑 9단에게도 승리한 적이 있는 강자다.
오후에는 사실상 결승전인 이현준과 차오즈젠의 대국이 열렸다. 이날 바둑에서 이현준은 초반 실리에서는 뒤졌으나 세력작전으로 흑 대마를 몰아 이득을 챙겼으나 2집 반으로 패배했다.
이로써 차오즈젠은 사실상 우승에 가까워졌다. 이현준은 16일 나머지 2개 라운드에서 승리하고, 차오즈젠의 패배를 기대할 수밖에 없게 됐다.
:: 스위스리그 ::
라운드별로 승수가 같은 선수끼리 토너먼트 방식으로 대국을 해 순위를 가린다. 승자는 승자끼리, 패자는
패자끼리 계속 대결해 간다. 승수가 가장 많은 사람이 최종 우승자가 된다. 동점자가 나오면 센 상대와 많이 싸운 선수가 순위가
높다. 다만 중요 대국이 마지막에 두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대회 흥미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