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세 영국처녀 아델, 英 휩쓸고 美 휘젓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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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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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미어워드 6개부문 석권

영국의 여성 싱어송라이터 아델(23)이 12일 오후(현지 시간) 열린 제54회 그래미어워드
시상식에서 6개의 그래미 트로피를 거머쥐고 웃고 있다.
영국의 여성 싱어송라이터 아델(23)이 12일 오후(현지 시간) 열린 제54회 그래미어워드 시상식에서 6개의 그래미 트로피를 거머쥐고 웃고 있다.
21세. 어떤 이들에겐 첫사랑이나 두 번째 사랑을 잃을 나이다. 수백 곡의 슬픈 노래를 들으며 떠나간 연인을 저주하거나 눈물을 흘리고 친구들과 연락을 끊기도 한다.

영국 토트넘 출신의 여성 싱어송라이터 아델(23)은 달랐다. 두 번째 앨범을 녹음하던 2009년, 그는 1년 반 동안 사귄 10세 연상의 남자친구로부터 이별을 통보받았다. 아델이 달려간 곳은 술집이나 친구 집이 아닌 음반 프로듀서 폴 엡워스의 집이었다. 2008년 데뷔 앨범 ‘19’의 복고풍을 벗고 신작에 흥겨운 트랙들을 담으려던 아델은 계획을 급선회했다. 극한의 슬픔과 원망, 체념과 용서의 드라마를 자신의 나이를 딴 ‘21’ 앨범 전체에 빼곡히 직조해 넣기로 했다. 첫 곡은 ‘롤링 인 더 딥’이었다.

2011년 1월 세상에 나온 앨범 ‘21’은 그해 팝 시장을 통째로 삼키기 시작했다. MTV 등 각종 음악 채널에 첫 싱글 ‘롤링 인 더 딥’이 흘러나오기 시작하자 나이를 무색하게 하는 원숙한 솔 보컬과 아름다운 악곡이 조화를 이룬 음반이란 찬사가 쏟아졌다. 빌보드와 UK 차트는 물론 기네스북 기록마저 그 책장을 아델을 위해 열었다. 아델은 ‘21’로 영국 내에서 1년간 단일 앨범을 300만 장 이상 팔아버린 첫 번째 가수가 됐다. 1963년 비틀스 이후 처음으로 UK 앨범과 싱글 차트에 서로 다른 두 개의 앨범과 두 개의 곡을 동시에 랭크한 가수로 기록됐다.

13일 그래미 시상식에서 그는 결국 ‘일’을 냈다. 아델은 ‘21’과 노래 ‘롤링 인 더 딥’ ‘섬원 라이크 유’로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 ‘올해의 레코드’의 주요 3개 부문을 비롯해 최우수 팝 솔로 퍼포먼스와 최우수 팝 보컬 앨범, 최우수 단편 뮤직비디오 부문까지, 후보에 오른 6개 부문 모두를 석권했다. 올해 최다 수상자였다. 신인상은 인디 포크 밴드 본 이베어에 돌아갔다.

강일권 대중음악평론가는 “복고 솔을 완벽히 구현하면서도 개성이 충만한 음색, 디바급 가창력, 작곡 능력까지 갖췄다”며 “랩에서 에미넘이 그랬듯, 인종의 벽을 넘어 솔을 탄생시킨 흑인 음악 팬들마저 수긍케 하는 호소력 있는 보컬이 아델의 힘”이라고 했다.

아델은 올해 그래미의 최정점인 ‘올해의 앨범’상을 쥐고 이렇게 말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제가 갖고 있는 재능을 어떻게 표출할지 알려준 그 친구에게 감사해요. 지난 한 해가 저에게 얼마나 많은 감정을 불러일으켰는지 상상도 못할 겁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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