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여성 보컬 새 희망 떠오른 ‘고음의 여왕’ 다비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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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빌보드 K-POP 차트 1위 ‘다비치’

‘다비치’ 강민경·이해리(사진 왼쪽부터)는 춤 안 추는 걸그룹으로 유명하다. 이들은 “티아라가 30분만에 춤 배우는 걸 보고 아이돌의 위렵을 실감했다”며 웃었다. 오세훈 동아닷컴 기자 ohhoony@donga.com
‘다비치’ 강민경·이해리(사진 왼쪽부터)는 춤 안 추는 걸그룹으로 유명하다. 이들은 “티아라가 30분만에 춤 배우는 걸 보고 아이돌의 위렵을 실감했다”며 웃었다. 오세훈 동아닷컴 기자 ohhoony@donga.com

“요즘 보컬은 멸종 위기예요.”(이해리)

신곡 ‘안녕이라고 말하지 마’로 최근 미국 빌보드 케이팝(K-pop) 차트에서 1위를 한 ‘다비치’ 이해리(26), 강민경(21)을 만났다.

다비치는 사실 아이유를 능가하는 ‘고음의 여왕’이다. ‘8282’, ‘시간아 멈춰라’ 등 다비치의 히트 곡은 노래 후반부로 갈수록 음이 한없이 높아진다.

“여성 보컬이 사라져 우리가 희소성이 있는 건 좋죠. 하지만 요즘 시상식은 99% 퍼포먼스잖아요. 예전처럼 보컬들이 많으면 좋을 텐데….”(이해리)

보컬 열풍이 식은 요즘 가요계에서 다비치의 존재는 빛난다.

지난해 ‘슈퍼스타K2’에서 이승철이 우승자 허각에게 “예능보다 콘서트를 많이 하길 바란다”고 당부한 일화는 유명하다.

김범수 장혜진도 MBC ‘나는 가수다’로 인생이 바뀌었다고 할 만큼 한때 가요계에서 잊혀졌었다. 브라운아이드걸스, 씨야, 빅마마 등 보컬 위주의 여성그룹은 장르를 바꾸거나, 해체, 또는 활동 중단 상태다.

“지난해 연말 시상식 사전 녹화 때는 휘성, 아이유 씨와 2곡을 불렀는데 방송에는 1곡만 나갔어요. 휘성 씨는 편곡한다고 밤까지 새웠는데…. 무대 아래에서 아이돌 공연을 보고만 있으려니 속상하죠. 10번 넘게 무대에 오른 아이돌도 있었는데….”(강민경)

이해리는 KBS2 ‘불후의 명곡-여성 보컬 특집’에 출연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강민경이 “언니 따라하다가 소프라노가 다 됐다”라고 불평할 정도다. 노래 잘하는 가수는 누구나 꿈꾼다는 MBC ‘나는 가수다’에 대해 슬쩍 물었다.

“1980년생 윤민수 씨가 ‘나는 가수다’에서 막내잖아요. 몇 년 후에 나가보고 싶기는 하지만 아직은….”(이해리)

영화, 드라마 삽입곡을 제외하면 약 1년 6개월 만의 컴백이다.

그동안 강민경은 SBS 주말극 ‘웃어요, 엄마’에서 이미숙의 딸로 출연했고, 이해리는 JYJ 김준수와 뮤지컬 ‘천국의 눈물’을 공연했다. 이해리는 “준수 씨는 처음엔 대하기 어려웠는데, 생각 외로 소탈해서 놀랐다”며 즐거운 듯 말했다.

히트곡이 많아서인지, 올해 데뷔 4년차인 다비치는 종종 중견가수로 오해받는다. ‘성숙한 외모’ 탓에 85년생 이해리와 90년생 강민경은 ‘노안(老顔) 콤플렉스’가 있다.

“보통 절 스물다섯 정도로 보거든요. 두고 보세요. 제가 그 나이 되면 동갑내기들 중에 제일 어려보일걸요? 피부는 정말 좋거든요!”(강민경)

“그래서 핫팬츠나 미니스커트를 입어요. 노래도 발라드인데 얌전하게 입고 부르면 답답하잖아요?” (이해리)

다비치는 ‘안녕이라고 말하지 마’로 18일 SBS 인기가요에서 약 2년 6개월 만에 공중파 가요 프로그램 1위를 차지했다. ‘발라드의 황태자’ 성시경과 ‘슈퍼스타K2’의 영웅 허각과의 ‘보컬 전쟁’도, 한류스타 카라와의 경쟁도 이겼다.

다비치는 “지난해 11월, 신승훈의 ‘20주년 기념앨범’에 참여했을 때 ‘나처럼 처음에는 촌스럽다가 점점 멋져져야 사람들이 좋아한다’라는 조언을 들었다”며 “우리가 그렇다”고 웃었다.

강민경은 이번 앨범에 직접 작사 작곡한 ‘비밀’을 실었다. 이해리도 자작곡을 준비하고 있다. 다비치의 음악도 ‘업그레이드’ 중이다.

김영록 동아닷컴 기자 bread4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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