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밟은 남자, 40년 만에 한국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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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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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최초 달 착륙 우주인 닐 암스트롱 “죽기 전 다시 가보고 싶어”■ 9·28 서울수복기념식 참석

“죽기 전에 꼭 한 번 한국에 다시 가고 싶다.”

인류 최초로 달에 발을 내디딘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 씨(81·사진)의 꿈이다.

“이것은 한 인간에게 있어서는 작은 한걸음이지만 인류 전체에 있어서는 위대한 약진이다”라는 그의 달 착륙 소감은 인류의 신기원을 알리는 메시지이자 끊임없는 도전을 상징하는 말로 인용되고 있다. 1950년 제트기 조종사로 6·25전쟁에 참전했던 암스트롱 씨가 9·28 서울 수복 기념식에 맞춰 40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는다.

암스트롱 씨는 1969년 7월 16일 달 착륙 이후 4개월 만에 동료 버즈 올드린, 마이클 콜린스 씨와 한국을 찾은 데 이어 1971년 미국 평화봉사단 자문위원장 자격으로 방한했다. 특히 1969년 암스트롱 씨 일행은 수만 명의 인파 속에 카 퍼레이드를 하고 박정희 대통령을 예방하는 등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당시 동아일보는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세계를 방문하는 이들을 ‘달을 밟고 온 세계의 빈객(賓客)’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중심으로 한 교포사회와 극동방송 등 국내 개신교계에 따르면 암스트롱 씨는 9·28 서울 수복 기념식 이전에 한국을 찾아 한 주간 머물 예정이다. 그의 방한에는 아폴로 우주선의 통신담당이자 두 번째로 달을 밟은 올드린 씨(81)도 동행한다.

이번 방한 기간에 주치의 자격으로 노년의 우주비행사들을 안내하는 백상진 박사(미국 거주)는 극동방송에 보낸 e메일에서 “암스트롱 씨는 그동안 군사 기밀이 유출될 수 있다는 이유로 자유로운 외국 방문이 어려웠다”며 “노년에 접어들면서 더 늙기 전에 참전했던 한국에 가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전했다.

1969년 달 착륙한 해 방한 1969년 인류 최초로 달을 밟고 돌아온 아폴로11호의 세 우주인은 그해 11월 한국을 방문해 카 퍼레이드를 하는 등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방한 중 행사에 참석한 마이클 콜린스, 닐 암스트롱, 버즈 올드린 씨(왼쪽부터). 동아일보DB
1969년 달 착륙한 해 방한 1969년 인류 최초로 달을 밟고 돌아온 아폴로11호의 세 우주인은 그해 11월 한국을 방문해 카 퍼레이드를 하는 등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방한 중 행사에 참석한 마이클 콜린스, 닐 암스트롱, 버즈 올드린 씨(왼쪽부터). 동아일보DB
백 박사는 “미국 사회에서 한국전쟁과 관련해 가장 의미 있는 숫자는 6·25가 아니라 휴전 선포일인 7·27과 맥아더 장군의 인천상륙작전 성공으로 이룬 9·28 수복”이라며 “암스트롱 씨는 6·25 때 조종사로 70여 회나 출격해 서울 수복에 큰 공을 세웠다”고 소개했다.

암스트롱 씨 일행은 방한 중 9·28 기념식에 참석하는 것을 비롯해 인천 맥아더 장군 동상 참배, 한국 이민사 박물관 방문, 초중고교생들과의 대화, 삼성 등 대기업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미국 교포사회는 조직위원회를 구성해 암스트롱 씨의 한국 방문을 지원해 왔으며 아폴로 11호 달 착륙 메달과 기념패를 디자인했던 김상옥 씨가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다. 극동방송 관계자는 “한국전 참전과 달착륙 등 암스트롱 씨의 인생을 조명하는 특집 프로그램을 방송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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