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리뷰]모차르트, 두 女人의 손끝서 화려한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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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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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국제음악제 ‘저명연주가 시리즈’
지휘 ★★★★ 합주 ★★★★ 솔리스트 ★★★★ 합창 ★★★★

지난달 30일 대관령의 밤은 모차르트로 가득 찼다. 이날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 콘서트홀에서 열린 대관령국제음악제 ‘저명연주가 시리즈’는 지휘자 성시연(서울시립교향악단 부지휘자)의 존재감을 뚜렷이 확인시킨 무대였다. 오페라 ‘마술피리’ 서곡으로 시작해 손열음이 협연한 피아노협주곡 23번을 지나 레퀴엠까지 이 여성 지휘자는 모든 연주자의 기량을 한껏 끌어올렸다.

성시연은 이 음악제를 위해 구성한 GMMFS 오케스트라를 길지 않은 시간 동안 훌륭하게 단련시켰다. 솔리스트로 이미 기량을 인정받은 연주자들이 오케스트라의 무게중심을 잡아 공격적이고 역동적인 선율을 선보였다. 악장은 신아라(서울시향 부악장)가, 부악장은 2005년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결선 입상자인 권혁주가 맡았다.

무엇보다 독창과 합창, 관현악이 어우러지는 레퀴엠을 레퍼토리에 올렸다는 것은 올해로 8회째를 맞는 대관령국제음악제가 그만큼 성장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성시연은 서울 모테트 합창단과 4명의 성악가, 오케스트라를 한 점으로 모아 끌고 갔다. 독일에서 활동하는 테너 강요셉과 베이스 전승현이 명성에 걸맞게 단단히 자기 몫을 했다.

손열음은 모차르트를 마음껏 즐겼다. 빠른 악장에서 한껏 밝고 청명한 피아노협주곡 23번을 과욕 부리지 않고 담백하게 그려냈다. 6월 말 차이콥스키 콩쿠르 준우승 및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특별상을 받은 뒤 한결 자신감과 여유가 묻어나는 모습이었다. 끝없이 이어지는 객석의 기립박수에 그가 선택한 앙코르곡은 역시 모차르트의 ‘터키행진곡’. 손열음은 피아니스트 파질 세이와 아르카디 볼로도스가 각각 편곡한, 완전히 다른 두 곡의 터키행진곡을 골라 ‘폭풍 기교’를 선물했다.

평창=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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