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6개극단이 쏟아내는 사색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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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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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7일부터 ‘햄릿 업데이트’
단일소재 자유로운 해석 구상

대학로를 대표하는 6개 극단이 ‘햄릿’을 모티브로 한 단편 연극을 한무대에 무더기로 쏟아낸다. 8월 17일부터 5주 동안 대학로 정보소극장에서 열리는 ‘햄릿 업데이트’라는 제목의 동인 연극제다.

참여 극단은 골목길(대표 박근형) 백수광부(이성열) 여행자(양정웅) 작은신화(최용훈) 청우(김광보) 풍경(박정희). 이 중 청우 외 5개 극단이 2009년 여름 정보소극장을 인수해 공동 운영하면서 ‘제1회 정보연극전’을 열어 각 극단의 대표작을 무대에 올렸다. 이번 연극제는 이 행사의 뒤를 이은 제2회 정보연극전으로 지난해 극장 공동운영에 합류한 청우가 새로 가담했다.

이번 동인제는 실험성이 두드러진다. 각 극단이 햄릿을 모티브로 한 30분 분량의 작품을 만든 뒤 세 작품씩 묶어 무대에 올리는 식이다. 백수광부, 여행자, 청우가 첫 2주 반 동안 공연하고 이어 나머지 세 극단이 2주 반 공연한다.

백수광부 이성열 대표는 “각 극단이 개성과 욕망이 제각각이라 하나의 주제를 잡기가 어렵다. 그래서 누구나 알고 있는 햄릿이라는 소재를 놓고 각 극단이 자유롭게 사색하는 장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극단별 상연시간이 짧기 때문에 원작 그대로가 아니라 우리 시대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민이 담길 것이다. 햄릿의 눈을 통해 본 한국 사회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겠다”고 설명했다.

극단 백수광부는 김명화, 최치언 작가에게 대본을 맡겨 ‘햄릿―죽음을 명상하다’와 ‘누가 햄릿을 두려워하랴’ 두 작품을 준비 중이다. ‘햄릿―죽음을…’은 공연장 분장실을 배경으로 햄릿과 오필리어, 분장사가 차례로 독백하며 극을 이끌어 간다.

극단 여행자는 ‘영매 프로젝트 2―햄릿’을 선보인다. 지난해 페스티벌 봄에서 미국의 비주얼 아티스트 캐서린 설리번, 숀 그리핀 씨와 함께 작업했던 ‘ouija(심령술에 쓰이는 점판)! 영매’의 후속작업이다. ‘ouija! 영매’는 2009년 여행자가 무대화한 입센의 연극 ‘페르귄트’를 해체해 재구성한 작품. 이번 작품 역시 여행자가 2009년 선보인 ‘햄릿’을 해체해 재구성한다.

극단 골목길은 창작 국악단체 시나위의 연주를 곁들인 모노로그 ‘햄릿의 독백’(가제)을, 극단 풍경은 이 시대 한국사회의 청춘을 대변하는 햄릿을 클로디어스의 관점에서 그리는 작품을 준비 중이다. 극단 청우는 등장인물들이 묻힌 묘지에서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며 파국의 원인을 되짚는 작품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2만5000원. 02-889-3561, 2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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