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23일 ‘플라잉 레슨’ 올리는 발레리나 임혜경-김지영-김세연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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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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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쿨∼ 삼총사… 눈짓만으로도 통해요”

컨템포러리발레 공연 ‘플라잉 레슨’에 함께서는 발레리나 김세연, 김지영, 임혜경 씨(왼쪽부터). 사진은 김세연 씨의 네덜란드국립발레단 동료가 찍었고 의상은 이번 공연 의상을 디자인한 패션디자이너 이재환 씨가 제공했다. Tycho. H 제공
컨템포러리발레 공연 ‘플라잉 레슨’에 함께서는 발레리나 김세연, 김지영, 임혜경 씨(왼쪽부터). 사진은 김세연 씨의 네덜란드국립발레단 동료가 찍었고 의상은 이번 공연 의상을 디자인한 패션디자이너 이재환 씨가 제공했다. Tycho. H 제공
‘쿨’ 한 발레리나들이 뭉쳤다.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출신이자 유니버설발레아카데미 원장인 발레리나 임혜경 씨(40),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지영 씨(33), 네덜란드국립발레단 솔리스트 출신 김세연 씨(32). 스타 발레리나 셋이 모여 컨템포러리발레 공연 ‘플라잉 레슨’을 22, 23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올린다.

6일 오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현지에서 안무가와 2주 가까이 작품 연습을 하고 귀국한 세 사람을 만났다. 피곤할 법도 한데 발레리나들은 5분마다 한 번씩 웃음을 터뜨렸다. 눈짓만으로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정도로 절친한 사람들이 모인 덕분이다. 셋의 특징을 ‘쿨함’으로 요약한 김세연 씨는 “자기 일 자기가 알아서 잘하고, 스스로 헤쳐 나가고…. 그런 면이 잘 맞아서 공연도 같이하게 됐죠.”라고 말했다.

한 무대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이들의 인연은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세연 씨가 1998년 유니버설발레단에 입단하며 당시 발레단 수석무용수였던 임 씨를 만났다. 같은 해 김세연 씨와 김지영 씨가 미국 잭슨콩쿠르에서 만났고 이후 네덜란드국립발레단에서 함께 활동했다. 임 씨와 김지영 씨는 예원학교 선후배다.

“함께 공연하자는 얘기는 1년 반 전부터 했어요. 안무가들이랑 함께 작업하면서 작품을 만들어가는 게 정말 재미있거든요.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랑 함께하는 거죠. 그냥 차례대로 돌아가며 춤추는 보통 갈라 공연과는 다를 거예요.”(김세연 씨)

이번 공연은 김세연 씨가 주도해 성사됐다. 지난해 김 씨가 출연했던 단편예술영화 ‘퍼스널 스페이스’를 보고 이번 공연을 주최한 LIG문화재단에서 공연 제안을 했다. 하지만 영화에서처럼 좁은 상자 속 춤을 열린 무대 위에서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어 아예 새 작품을 만들기로 했다. ‘퍼스널 스페이스’를 안무한 네덜란드의 피터 령 씨가 설치미술가 조민상 씨의 키네틱아트 ‘플라잉 레슨’에서 모티브를 얻어 동명의 신작을 안무한 것. 조 씨는 ‘플라잉 레슨’과 령 씨의 또 다른 신작 ‘나를 마셔, 나를 먹어’의 무대 세트 디자인을 맡았다.

“안무가, 같이 춤출 파트너 섭외, 홍보영상 찍는 작가 섭외까지 전부 세연이가 했어요. 성격 좋은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낙천적일 줄은 몰랐어요. 저 같으면 스트레스로 벌써 위궤양에 걸렸을 텐데….”(김지영 씨)


“그러면서도 세밀한 것들까지 다 성실하게 챙겨요. 작품 제목도 며칠이나 고민하더라고요. 소설가 김탁환 씨께 전화로 문의했다니까요.”(임혜경 씨)

공연에는 세 사람이 공동 출연하는 ‘플라잉 레슨’을 포함해 여섯 작품이 오른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모티브를 얻은 ‘나를 마셔…’는 에임스 방(ames room·벽 양쪽 끝에 선 두 사람 중 한 명이 훨씬 더 거대하게 보이도록 착시현상을 일으키는 방)을 무대 위에 재현한 작품. 김지영 씨와 김세연 씨가 자매로 출연한다.

그리스 신화 속 미노타우로스 이야기를 소재로 한 ‘미노스’에는 김지영 씨가, 온통 회색으로 꾸며진 무대에 회색 의상과 분장을 한 무용수가 춤추는 ‘그레이 룸’에는 임혜경 씨가 나온다.

이번 공연은 세 사람 모두에게 각별한 의미가 있다. 김세연 씨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네덜란드국립발레단을 그만뒀다. 이번 공연이 첫 ‘홀로서기’이자, 그동안 활동하며 쌓아온 인맥과 경험을 총동원한 무대인 셈이다. 임 씨는 이번 공연이 지난해 유니버설발레단 고별무대 이후 첫 국내 무대다.

최근 라틴댄스 공연에 서는 등 다양한 분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김지영 씨에게는 “새로운 움직임을 경험해 볼 기회”다.

안무가와 함께 춤출 발레리노들이 10일 입국하면 본격적으로 연습을 시작한다. 공연을 약 3주 앞둔 세 사람은 서로 다른 출사표를 냈다.

“이렇게 새로운 경험을 자꾸 해야 저에게도 계속 발전이 있죠. 안무가들도 다 젊고 신인급이지만 도전하는 거예요.”(김지영 씨)

“저희가 시발점이 돼 다른 무용수들도 이런 식의 공연을 꾸릴 수 있지 않을까요? 함께 뭔가 새로운 걸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임혜경 씨)

“한두 번으로 끝내기엔 아까운 공연이라 해외 무용 페스티벌에도 출품해볼 생각이에요.”(김세연 씨) 1만∼7만 원. 02-6900-3900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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