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쑥쑥!… 열려라, 책세상!]다래촌에 이사 온 슬기 가족… 한센인 정착촌에선 무슨 일이
동아일보
입력 2011-06-11 03:002011년 6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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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외쳐!/박현숙 글·김지현 그림/192쪽·9500원·살림어린이
살림어린이 제공(쪽)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일그러진 외모로 인한 멸시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는 한센병 환자와 그 가족의 이야기. 어설픈 동정을 강요하지 않고 그저 그들도 우리와 다름없이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점을 그렸다.
다래촌은 한센인들이 정착해 사는 마을. 슬비가 엄마와 함께 이 마을로 이사를 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사 첫날 이웃에 사는 강산이를 알게 된 슬비. 그런데 강산이 할아버지의 얼굴은 심하게 일그러져 있다. 학교에서 본 학예회 탈이 더 나은 모양이라고 여겨질 정도였다. 한센병을 앓으면 나균(癩菌) 때문에 손발이나 코와 입 등의 뼈와 살이 일그러지거나 없어지기 때문에 그런 것이었다.
이사를 오던 날 짐을 옮겨주던 아저씨들도 짐을 풀어놓기 무섭게 달아났다. 사람들은 한센병에 대한 오해 때문에 한센인을 그렇게 대했다. 정착촌에 살아본 경험이 없는 슬비는 강산이 할아버지를 만나면 덜덜 떨며 도망치기 바빴다.
슬비는 학교에 가면서도 다래촌에 산다는 것을 숨기기 위해 일부러 둘러서 다녔다. 자신이 다래촌에 산다는 사실도 숨겼다.
그런데 강산이는 달랐다. 아이들이 다래촌에 사는 아이라고 놀려도 개의치 않는다. 슬비는 아무리 면박을 줘도 곁에서 도움을 주는 강산이에게 점점 마음의 문을 연다. 닭을 치면서 살아가는 강산이 할아버지에게서도 세상 모두를 품어 안을 것 같은 넉넉함과 의연함을 발견한다. 슬비는 결국 강산이로 인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간다. 또 다래촌에서 살아가는 모든 생명이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로서 살아가고 있음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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