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알리는 전통공연, 왜 진작 없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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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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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국가브랜드 뮤지컬 ‘神國의 땅…’ 내달부터

5일 경북 경주시 대릉원에서 펼쳐진 ‘신국의 땅, 신라’ 연습 장면. 전통 춤사위가 신라 고분의 곡선과 어우러지면서 고풍스럽고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 뮤지컬 공연은 7월 1일 막이 올라 경주 현지에서 매일 저녁(월요일 제외) 무기한 이어진다. 정동극장 제공
5일 경북 경주시 대릉원에서 펼쳐진 ‘신국의 땅, 신라’ 연습 장면. 전통 춤사위가 신라 고분의 곡선과 어우러지면서 고풍스럽고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 뮤지컬 공연은 7월 1일 막이 올라 경주 현지에서 매일 저녁(월요일 제외) 무기한 이어진다. 정동극장 제공
《“고분의 선(線)이 정말 좋습니다. 신비로운 신라 땅 경주에서 이런 공연을 한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네요.” “평생토록 경주에서 무용을 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5일 오후 경북 경주시내 한복판의 대릉원. 황남대총, 천마총 등 신라의 대형고분 20여 기가 모여 있는 이곳에 젊은 무용수 10여 명이 섰다. 초록빛 대형 고분의 부드러운 곡선을 배경으로 유장하고 넉넉한 전통 춤사위가 펼쳐지기 시작했다. 이들이 연습한 공연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정동극장이 추진 중인 경주 국가브랜드 상설공연 ‘신국(神國)의 땅, 신라’. 7월 1일 개막을 앞두고 단원 35명 가운데 10여 명이 이날 대릉원을 찾은 것이다.》

공연은 천년고도 경주를 주제로 경주에서 열리는 뮤지컬이다. 역사 고도의 전통문화를 소재로 한 뮤지컬을 정부가 제작해 현지 무대에 올리는 첫 상설공연이기도 하다. “한국을 대표하는 고도 경주에 신라를 소재로 한 고품격 상설공연이 없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여론에 따라 문화부와 정동극장이 지난해부터 준비해왔다.

‘신국의 땅, 신라’는 1000년 신라의 건국신화, 화랑의 호국정신과 사랑, 해동(海東)의 빛이 된 신라문화 등을 주요 스토리로 이어간다. 대릉원에서 만난 김충한 예술감독은 “경주의 특성, 신라 문화의 특징을 잘 살려내겠다. 역사적 문화적 가치뿐만 아니라 관광상품으로서의 매력도 돋보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7월 1일 경주 세계문화엑스포 문화센터 공연장에서 막이 오르면 기한 없이 이어지는 무기한 상설공연이다. 월요일만 빼고 매일 저녁에 열려 경주를 찾는 관광객은 언제든지 ‘신국의 땅, 신라’를 감상할 수 있다.

KTX 경부선이 완전 개통된 뒤 서울에서 경주까지 걸리는 시간은 두 시간 남짓. 경주에 관광객이 몰리는 상황에서 이 공연은 경주의 대표적인 관광상품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최정임 정동극장장은 “경주에서 경주에 관한 뮤지컬을 상설공연한다는 것은 한국의 자존심 문제”라며 “경주지역의 공연예술문화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동극장은 앞으로 제주, 충남 부여 공주 지역으로 전통문화 소재 공연 프로젝트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이날 고분을 찾은 단원들은 모두 상기된 표정이었다. 박혁거세 역의 권오흥 씨는 “신라 춤에 대한 기록이나 그림이 없어 그 실체를 알지 못했는데 대릉원에 와보니 무언가 느낌이 오는 것 같다”며 행복해했다. 선덕여왕 역의 이예나 씨와 다른 단원들도 “고분이 너무 멋져 실내 공연뿐 아니라 야외 공연도 하고 싶다” “경주에서 계속 춤추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연습은 한 시간 정도 진행됐다. 김 감독은 단원들에게 “눈빛을 좀 더 애절하게” “포옹하고 떨어질 때는 여운이 남도록”이라며 주문을 이어갔다. 단원들의 몸동작은 초여름 대릉원 고분의 곡선과 어울리며 시시각각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대릉원을 찾은 관광객들도 예상하지 못한 장면에 연방 기념사진을 찍었다. 소식을 전해들은 경주지역 문화예술계 인사도 하나둘 모였다. 불화와 초상화를 그려온 동국대 경주캠퍼스의 손연칠 교수는 “경주는 한국문화의 상징 공간이다. 그동안 경주를 대표하는 전통 공연이 거의 없었는데 고품격 공연이 상설로 이뤄진다니 아주 반가운 일”이라고 말했다.

경주=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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