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 수원시에 ‘미술사학자 오주석 바람’이 불고 있다. 오주석 독서모임이 잇따라 생기고 도서관에서는 오주석기념실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주엔 오주석심포지엄도 열렸다.
수원 출신인 오주석(사진)은 2005년 49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생전 옛 그림을 깊이 있고 흥미롭게 읽어내 지금도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2000년 동아일보에 ‘오주석의 옛 그림 읽기’를 연재해 인기를 모았고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 ‘한국미 특강’ 등의 책을 남겼다.
오주석의 고향에서 그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은 올해 초. 이어 4월 오주석 저작물 독서모임이 생겨났고 현재 수원 선경도서관을 중심으로 5개의 모임에 주부 3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6월엔 직장인 중심의 모임이 또 생긴다. 이들은 매주 한 번씩 모여 오주석의 저작물을 읽고 토론한다. 옛 그림은 물론이고 수원의 화성과 정조에 대해 토론하고 답사도 간다. 독서모임을 이끌고 있는 씨드갤러리 대표 김윤미 씨는 “수원 사람들이 오주석 선생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 그를 통해 옛 그림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수원의 역사적 가치를 공유하려고 한다. 나아가 우리 전통 문화사랑으로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선경도서관은 오주석의 저작물과 관련 자료를 모아 ‘오주석기념실’을 만들 계획이다. 2년 전부터 준비해온 도서관은 이를 위해 최근 방 하나를 비워 놓았다. 선경도서관 사서 박정순 씨는 “앞으로 학생 동아리도 만들고 좀 더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루는 심화교육 과정도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지난달 26일 경기 수원시 경기문화재단 다산홀에서 수원예총이 개최한 ‘수원 출신 미술사학자 오주석 심포지엄’도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은 것이다. 강당 300여 석은 물론이고 통로에까지 사람이 가득 찼다. 오주석의 업적, 오주석이 연구했던 정조와 김홍도의 문화적 의미, 오주석을 수원의 문화콘텐츠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등에 대해 토론했다.
수원지역 문화인물 발굴 기획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번 세미나는 참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선시대 인물도 아니고 근대기 독립운동가도 아닌, 불과 6년 전에 타계한 한 젊은 미술사학자를 불러냈기 때문이다. 이원복 관장은 “이 같은 시도가 지역문화의 새로운 콘텐츠 개발의 모델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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