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쑥쑥!… 열려라, 책세상!]어느날 시끄러운 소리들이 사라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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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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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익끼익의 아주 중대한 임무/배명훈 글·이병량 그림/104쪽·1만1000원·킨더주니어

킨더주니어 제공(오른쪽)
킨더주니어 제공(오른쪽)
어린 시절 알게 된 ‘끼익끼익’의 세계를 아빠가 딸에게 소곤소곤 들려주는 형식으로 이야기를 엮었다.

끼익끼익에게는 아주 중대한 임무가 있었어. 그건 바로 마룻바닥이나 철판, 나사못처럼 말을 하지 못하는 물건들이 아파할 때 그들 대신 소리를 질러주는 것이지. 사람들은 물건에서 소리가 난다고 여겼지만 이 아저씨는 물건에 붙어사는 요정 같은 끼익끼익들이 소리를 내는 것이라는 것을 안 거야. 어때, 대단하지. 이런 걸 발견했다는 게.

나무로 된 건물에 사는 ‘빼고닥빼고닥’, 농구장 마룻바닥에 사는 ‘아요아요’, 종이와 연필 사이에 사는 ‘스작스작’ 등 지구상에 수도 없이 많은 끼익끼익이 살고 있었어. 끼익끼익들과 인사하고 지내는 아저씨는 아이들 엄마 귀에 ‘사브낙사브낙’이 살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지. 사람들은 엄마가 자는 도중에도 아이가 불편해하면 금방 알아채는 것을 두고 ‘잠귀가 밝다’고 하지만 사실은 사브낙사브낙이 알려주는 거였어.

그런데 어느 날 수많은 끼익끼익이 한꺼번에 다 사라져버렸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 시간이 지나니까 자동차가 멈추고 건물이 무너지고 난리가 난 거야. 아픈 곳을 대신 알려주는 끼익끼익들이 없어졌으니 당연한 일이지. 아저씨는 사라진 끼익끼익들이 사실은 더 큰 임무를 위해 태평양 한가운데에 모여 있다는 것을 알게 돼. 엄청난 임무였어.

하지만 여기서 그만할게. 다 들려주면 이야기책을 읽을 때 재미가 없으니까. 어쨌든 아저씨는 끼익끼익의 중대한 임무 이야기를 하면서 ‘곁에 함께 있어 주는 것’의 중요성을 말하고 싶었대.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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