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4회 국수전…중앙의 갈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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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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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철한 9단 ● 이창호 9단
결승 4국 4보(56∼70)

최철한 9단은 백 56으로 젖히는 수를 택했다. 붙여온 흑 돌을 바짝 조여 붙이겠다는 뜻이다. 이창호 9단이 흑 57로 되젖힌 게 준비된 맥점. 백 58로 참고 1도처럼 백 1, 3으로 흑 한 점을 잡는 것은 흑의 주문에 당한 꼴이다. 흑 6, 8로 두면 좌변 백은 2선으로 기어야 한다. 한마디로 굴욕이다. 어쩌면 돌을 죽이는 게 나을 수도 있다.

백 58부터 흑 63까지 좌변의 절충이 끝났다. 백은 중앙을 두텁게 했고 흑은 확실히 안정했다. 서로 타협한 결과다.

최 9단은 백 64를 두며 좌변 백진이 깨진 대가를 찾겠다고 말한다. 이 9단은 흑 65로 끊어간다. 이 수는 어땠을까. 대국이 끝난 뒤 두 사람 간의 복기에 참여한 이세돌 9단은 참고 2도처럼 흑 1, 3을 놓아 보이며 백을 공격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세돌 9단의 말은 지금 흑의 형세가 좋지 않기 때문에 보다 강력한 수를 둬야 한다는 것이다. 일리 있는 지적이다.

최 9단은 백 66, 68을 선수한 뒤 이 세력을 바탕으로 그동안 호시탐탐 노려왔던 백 70으로 머리를 삐죽 내민다. 어두컴컴한 곳에서 날카로운 흰 이빨을 보는 듯하다. 하변 흑 대마와 중앙의 흑 5점을 갈라 양 곤마로 만들어 이득을 취하자는 수다. 이로써 주도권은 백에게 완전히 넘어갔다. 이 9단으로서는 고비를 맞게 됐다.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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