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 29의 봉쇄로 백이 답답해졌다. 백 34로 넘어갔지만 참고 1도처럼 흑 1로 치받으면 뒷맛이 고약하다. 백 2로 응수하면 흑 3부터 흑 13까지 백의 낭패다. 이곳은 계속 백의 부담으로 남게 된다.
최철한 9단은 일단 흑 35로 큰 곳을 둔다. 우변 흑 세력을 염두에 두고 최대한 벌린 것으로 반상 최대라 할 수 있다.
그러자 이창호 9단은 백 36으로 흑 두 점 사이로 뛰어들어 변화를 구한다. 이에 대응하는 수는 흑 37 이 한 수. 백 38로는 참고 2도처럼 백 1로 젖히는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수는 참고도처럼 진행된 뒤 백 13 대신 ‘가’의 자리를 끊을 수 있어야 하는데, 축 때문에 백이 ‘가’에 끊을 수 없어 실패다. 즉 좌상귀를 내준 데다 흑 2, 4, 6을 공격하기가 마땅치 않아 백 38이 정수라 하겠다.
백 48까지 정석의 절충이다. 흑 49의 침입도 시급한 곳이다. 백 50으로 철주를 내리는 게 정수. 흑 51은 응수타진. 흑 49를 직접 움직이기에 앞서 둔 수로 기민하다. 백이 52로 한발 물러서자 흑은 53, 55로 살리고 나온다.
이 9단은 백 56, 58로 하변 흑 세력을 삭감하면서 좌변 흑 두 점의 공격을 엿보고 있다. 최 9단은 흑 59로 두 점 머리를 두드리며 기분을 내고 있다. 흑이 초반 흐름을 잡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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