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먼저 내고 종이책은 나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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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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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앱스토어로 어린이책 역수출”

앱스토어를 기반으로 세계 출판계에 한
국 책을 선보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국내에서 인기를 끈 책을 전자책(앱)으
로 만드는 형태뿐 아니라 처음부터 앱
출판에 중점을 두고 종이책은 보조수단
으로 삼아 세계 시장을 상대하겠다는
출판사도 등장했다.
앱스토어를 기반으로 세계 출판계에 한 국 책을 선보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국내에서 인기를 끈 책을 전자책(앱)으 로 만드는 형태뿐 아니라 처음부터 앱 출판에 중점을 두고 종이책은 보조수단 으로 삼아 세계 시장을 상대하겠다는 출판사도 등장했다.
《최근 ‘탱크와 펌프의 개구리가족 구출작전’이라는 어린이 책이 출간됐다. ‘레이 소방서’ 시리즈 중 한 권인 이 책은 ‘레이’를 대장으로 다양한 기능을 가진 소방 관련 차들이 대원으로 등장해 여러 가지 사건을 해결하는 구조대 이야기를 담았다.》

이 책은 국내에 출간되기 직전에 이미 세계 시장에 먼저 뿌려졌다. 미국 애플 앱스토어 계정을 통해서다. 출판사 연두세상은 작년 12월 ‘레이 소방서’ 시리즈 첫 권을 선보일 때도 같은 방식으로 책을 내놓았다. 첫 권인 ‘레이의 소방서로 오세요’는 국내에 종이책으로 선보이기 전에 이미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이탈리아 멕시코 스위스 홍콩 인도네시아의 독자들에게 읽혔다. 작년 8월 첫 책을 기획한 이 출판사는 설립 목적부터가 기존 종이 기반의 출판사와 달랐다. 세계 시장을 공략하는 전자책을 만들기 위해 만들어진 출판사다.

수입의 통로는 곧 수출의 통로다. 애플의 앱스토어를 통해 세계 각국의 다양한 콘텐츠를 접할 수 있듯이 우리가 가진 콘텐츠도 수출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출판계에는 앱스토어를 발판으로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한국 책이 늘고 있다.

‘세계인물학습 만화-WHO?’ 시리즈를 내놓고 있는 다산북스는 지난달 28일 ‘후(who) 시리즈 30권 전 권을 영문판으로 만들어 미국 앱스토어에 올렸다. 한글 전자책(앱)은 앱스토어 한국계정에 등록했다. 올해 상반기 중에는 일본어와 중국어로 된 전자책을 만들어 세계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다산북스 모계영 마케팅본부장은 “스티브 잡스, 워런 버핏 등 현대 유명 인물들의 스토리를 다룬 책이어서 세계 시장에서도 관심을 끌 수 있는 콘텐츠여서 종이책 수출과 병행해 전자책 판매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다산북스는 앱스토어를 통한 전자책 판매가 종이책의 판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명해진 낱권을 세계 시장에 바로 공급하는 시도도 생겨났다. 한솔교육은 국내에서 인기를 얻은 ‘구름빵’을 아이폰용 앱으로 만들어 지난달 30일 미국 계정에 등록했다. 이에 앞서 2월에는 아이패드용으로 개발한 앱을 등록했다.

과학상식 책 ‘WHY?’ 시리즈로 알려진 예림당도 시리즈 전체인 50권을 앱으로 만들어 올해 안에 세계시장에 선보인다. 앱 형태로 개발된 전자책은 그 형태도 진화하고 있다. 연두세상의 ‘레이 소방서’ 시리즈는 그림의 거의 모든 부분이 독자가 터치를 했을 때 반응을 하고 소리를 내도록 구성됐다. 조건희 연두세상 기획이사는 “소방차의 사다리를 건드리면 사다리가 뻗어나가고, 소방호스에서는 물이 뿜어져 나오는 장면을 소리와 화면으로 동시에 구현했다”며 “일방적인 스토리 전달 구조인 애니메이션과 달리 독자와의 상호작용 속에 작동하는 것이 최근 개발된 전자책의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책을 기획할 때도 인류의 보편적인 정서에 호소할 수 있는 소재를 찾고 있다.

애플이나 아마존, 구글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구축해 놓은 전자책 유통 구조에 눈을 뜨는 출판사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전자출판협회 장기영 사무국장은 “최근에는 국내에서 소설을 출판한 저자가 해외에 책을 낼 때는 자신이 직접 번역한 것을 앱스토어에 등록하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세계적인 유통 구조를 이용하려는 출판사가 많아지면서 탁월한 콘텐츠를 내놓을 수 있는 국내 저자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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