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갈고닦은 애드리브로 시트콤 나가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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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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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케이블-라디오 누비는 고영욱

고영욱은 이상형으로 체조선수 손연재를 꼽았다. 그는 “손 선수의 ‘삼촌 팬’”이라며 “태생이 맑고 예쁜 사람이 좋다”고 말했다.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고영욱은 이상형으로 체조선수 손연재를 꼽았다. 그는 “손 선수의 ‘삼촌 팬’”이라며 “태생이 맑고 예쁜 사람이 좋다”고 말했다.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성형 전이 풋풋하고 귀여웠어요.”(연습생 시절의 시크릿 한선화에 대해 묻자)

“그래서 대리 운전비도 아꼈군요.”(‘음주운전 파문’ 클릭비 김상혁이 알뜰하다고 하자)

TV 예능프로그램에서 여자 아이돌의 성형 사실을 거침없이 폭로하고, 동료의 아픈 과거를 해맑은 얼굴로 찌르는 남자가 있다.

바로 4인조 혼성그룹 ‘룰라’ 출신 방송인 고영욱(35)이다.

‘강심장’(SBS), ‘세바퀴’(MBC)에 단골손님으로 얼굴을 내밀던 고영욱은 최근 MBC ‘꽃다발’의 여장남자 고영숙, Mnet ‘비틀즈 코드’의 진행자 고 매카트니로 활약 중이다. 안 어울리게 EBS 라디오 ‘아름다운 밤 우리들의 라디오’의 DJ로 발탁되기도 했다.

“편한 사람들과 솔직하게 방송하다 보니 곤혹스러운 일도 있어요. 방송에서 예전 여자친구의 실명이 나왔는데, 다음 날 그녀의 부모님에게 ‘우리 딸 이야기 다시는 하지 말라’는 전화를 받았어요.”

최근에는 오히려 고영욱이 폭로의 대상이 됐다.

15일 ‘강심장’에서 엠블랙 이준은 “고영욱 때문에 여자를 두 번 잃었다”고 폭탄 발언을 했다. 그는 “연락처만 주고받은 사람 같은데, 파장이 커졌다”며 “오히려 방송을 보고 이준 씨를 질책하는 여론이 생겨서 걱정스러웠다”고 웃었다. 내친김에 그는 ‘나쁜 남자’에서 ‘귀여운 양아치’로 콘셉트를 바꿨다.

“홍대 클럽 마니아로 소문났는데, 집(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에서 5분 거리라서 주말에 산책 나가듯 잠깐씩 갔다 오는 거예요. EBS 심야 라디오 때문에 요새는 잘 못가요. 컬투 형님들은 EBS DJ 일이 갱생 프로젝트가 됐다고 놀려요. 결혼요?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됐죠. 결혼했는데 클럽에 가고 싶어지면 어떡하죠?”

자연스러운 방송 진행의 비결은 뭘까. 그는 “편한 사람과 방송해야 재미있는 애드리브가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비틀즈 코드’의 동료 진행자 윤종신, 유세윤을 가장 편한 상대로 꼽았다.

“고영욱이 방송에 나오면 한 번은 배를 잡고 웃는다는 시청자 소감을 읽고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평소에 연락하고 지내는 것도 아닌데, 허각 씨가 고 매카트니가 가장 웃기다고 소감을 문자 메시지로 보내고…. 이제 나를 알아주는구나 싶었죠.”

지금이야 개구쟁이 이미지지만, 10년 전만 해도 SBS ‘동물농장’에 10마리 애완견과 함께 출연해 친근한 이미지를 얻었던 그였다. 연이은 ‘폭로’에도 고영욱을 미워할 수 없는 이유는 이때 쌓인 ‘따뜻한 애견인’의 모습 덕분이다.

“애견 찌루 덕을 크게 봤어요. 제가 막 공익근무를 시작할 때인데, 저희 식구들이 대표 애견인 가족으로 전파를 타면서 저까지 자연스럽게 방송에 나갈 수 있었어요. 그해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가 힘들어하셨는데 방송 덕분에 슬픔을 이겨낼 수 있었어요. 아직도 처음 보는 분들이 강아지 안부를 물어볼 정도예요. 고마운 방송이죠.”

그의 방송 복귀를 도운 찌루는 2005년도에 암으로 세상을 떴다. 그는 찌루를 떠올리듯 잠시 생각에 잠겼다.

앨범을 100만 장 팔았던 룰라의 멤버부터 시작해 애견 사업, 예능, 라디오 DJ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꾸준히 활동한 고영욱. 그에게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가 더 있을까.

그는 잠시 망설이더니 “다시 시트콤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고영욱은 2000년 고수, 공효진, 신애라, 박소현 등과 함께 MBC 시트콤 '가문의 영광’에 출연했지만 낮은 시청률로 3개월 만에 조기종영하고 말았다. 첫 연기 도전이었기에 아쉬움이 클 터.

“김병욱 PD의 ‘하이킥’ 시리즈, ‘순풍 산부인과’처럼 재미있는 시트콤이면 좋겠어요. (가수 이현우의 목소리를 흉내 내며) ‘츄아∼ 아직은 배고프다’라면 진부한가요?”

이유나 동아닷컴 기자 lyn@donga.com
김윤지 동아닷컴 기자 jayla30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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