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현대 미국’ 그린 작은 오페라들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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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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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노티 ‘메디엄’등 8개 작품… 17∼2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잔 카를로 메노티의 대표작 ’노처녀와 도
둑’. 한국소극장오페라연합회 제공
잔 카를로 메노티의 대표작 ’노처녀와 도 둑’. 한국소극장오페라연합회 제공
이탈리아 출신의 미국 작곡가 잔 카를로 메노티(1911∼2007)는 1986년 김자경오페라단이 오페라 ‘메디엄(영매·靈媒)’을 공연할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을 찾은 뒤 깜짝 놀랐다. “와, 이렇게 큰 극장에서 어떻게 공연하죠?” 미국에선 주로 소극장 무대에 올린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옆에 서 있던 김자경 단장은 “2년 뒤 올림픽 때도 이 무대에 서야 하는데요, 뭘”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그 뒤 메노티는 1988년 서울 올림픽 경축전야제 작품으로 ‘시집가는 날’을 직접 작곡해 무대에 올리며 한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었다.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이 작곡가의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자리가 열린다. 13회를 맞은 한국소극장 오페라축제. ‘현대오페라 세계로의 초대’를 부제로 메노티를 비롯한 20세기 현대 작곡가들의 작품을 조명한다. 코리아체임버오페라단 세종오페라단 등 7개 오페라단체가 8개 작품을 17∼27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4월 3∼17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차례로 선보인다. 8개 작품 가운데 절반이 메노티 작품이다.

메노티의 대표작인 ‘메디엄’과 ‘노처녀와 도둑’은 24∼27일 서울오페라앙상블과 세종오페라단이 하루 저녁에 연속 공연한다. ‘메디엄’은 죽은 이와 산 자를 연결해주는 ‘매개자’란 뜻. 영매의 집에서 일어나는 주술의식의 허위와 현대인의 불안 심리를 파헤쳤다. 장수동 서울오페라앙상블 예술감독은 “20세기 미국 사회를 그린 오페라 작품들을 소극장에서 펼친다는 점에서 기존 대극장에서 펼쳐지는 옛 오페라와는 다르다. 영화로 치면 독립영화처럼 소재와 형식에서 다양함을 선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메노티 작품 외에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가족 오페라인 벤저민 브리튼의 ‘굴뚝청소부 쌤’(17∼20일), 남녀의 외도를 주제로 한 세이무어 배럽의 ‘버섯피자’(4월 3∼10일)도 공연한다. 달이 떨어진 한 동네의 해프닝을 그린 ‘달님’과 농부의 딸에서 왕비가 된 지혜로운 여인의 얘기를 그린 ‘현명한 여인’ 등 독일 현대 작곡가 카를 오르프의 작품들은 4월 14∼17일 폐막작으로 오른다. 3만∼5만 원. 1544-1555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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