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푸는 한방 보따리]스키니진 입다 임신 못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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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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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불임과 난임, 저출산이 국가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던 산아제한 표어가 쑥 들어가고 늦둥이와 다산왕을 격려하는 문화가 퍼지고 있다. 동양의 봉건주의 사회에선 대를 잇는 풍습을 지고의 가치로 여겨 한의학에서도 불임 난임과 관련된 많은 연구가 축적돼 왔다. 한의학자들은 특히 불임 난임의 원인을 찾기 위해 기순환을 저해하는 습(濕)과 온도 변화에 천착하기도 했다.

손이 귀한 집의 남자들은 고환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자주 하의를 벗겨 생활하게 했다. 고환의 온도가 체온보다 1∼2도 낮아야 정자 생성이 원활해진다는 원리를 당시에도 터득한 것으로 보인다. 또 고환 주변에 땀이 차는 것을 낭습이라고 했는데 이 또한 신장(腎臟)의 기가 허해 발생한다고 봤다.

그런데 최근 아이돌그룹의 스키니진 패션이 한의학의 권고를 역행하고 있다. 아이돌그룹의 경우 스키니진을 무대의상으로 잠시 착용한 뒤 평상복으로 입을 것으로 보이지만 일부 청소년은 하루 종일 스키니진을 입는 것을 유행으로 여기고 있다.

꼭 끼는 스키니진 때문에 고환이 운신할 여유 공간이 없으면 고환의 온도가 올라가 자칫 남성불임 또는 난임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 심한 경우 고환이 체강 내로 들어갈 수도 있으며, 양쪽 고환이 꼬이는 고환염전으로 괴사가 생기면 돌이킬 수 없는 남성불임이 된다.

여성도 과도하게 조이는 하의를 입고 기혈이 막히면 생식기능 저하는 물론이고 통증이나 이상감각이 나타난다.

한의학에서 여성의 자궁을 포함한 하복부의 온도는 가임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예를 들어 여성 질의 이상분비물인 냉 역시 한자로 차다는 의미의 냉(冷)자를 그대로 쓴다. 순환부전은 습 담 어혈 등의 생성을 유발해 여성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하복부에서 통기 환기만 잘되어도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꼭 끼는 바지는 여유 공간이 적어 순환부전에 따른 냉증을 유발하고, 외부 온도에 대한 완충 기능을 낮춰 임신 가능성을 그만큼 떨어뜨린다. 최근엔 하의실종 패션까지 유행하니 그야말로 말문이 막힐 뿐이다.

아이돌그룹이나 걸그룹은 하의 실종, 상의 실종, 스키니진 등으로 패션을 주도한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저출산 극복을 위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 인기 연예인들이 이왕이면 보기에도 좋고 건강도 해치지 않는 의상을 선택한다면 젊은층의 건강한 모델이 될 것이다.

한진우 대한한의사협회 홍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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