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4회 국수전…항복을 받아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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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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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석 7단 ● 허영호 7단
본선 4강 2국 9보(227∼250) 덤 6집 반 각 3시간

바둑이 불리하면 앞뒤 가리지 않고 강수를 연발하며 상대를 압박하면 된다. 그러다가 실패해 더 불리해져도 상관없다. 하지만 유리하면 적절하게 물러서기도 하고 싸우기도 해야 한다. 그 강약 조절이 쉽지 않기 때문에 유리할 때가 더 어렵다.

분명한 건 불리한 상대가 달려들 때 위축돼 적당히 양보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그건 적에게 등을 보이고 달아나는 것과 같기 때문에 자신의 약점을 더욱 쉽게 노출시킨다. 김지석 7단은 이를 잘 알고 있다. 전보에서 허영호 7단이 대시할 때 그는 뒤로 물러서지 않고 카운터펀치를 날렸다. 위험하고 아찔해 보였지만 그것이 최선이었다.

좌변 패가 시작됐지만 패에 지면 좌상 흑이 모두 잡히는 흑 쪽의 부담이 훨씬 크다. 마땅한 팻감도 없어 흑 131로 물러설 수밖에 없다. 백은 패를 계속해도 되지만 김 7단은 이 대목에서 후퇴한다. 이제 더는 변수가 없기 때문에 패를 아등바등 이기려고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백 132로 좌하 백을 살리면서 패를 양보한다.

선수를 잡은 백은 136으로 아까부터 숙제로 남아있던 상변 패를 다시 시작한다. 이건 패를 본격적으로 하자는 게 아니라 이 패를 하면서 국면을 정리하겠다는 의미다. 흑은 ‘가’ 방면에 팻감이 있지만 백도 ‘나’ 쪽에 팻감이 많다. 결국 흑이 149로 굴복하면서 승부가 났다. 이후 수순은 총보. 130=○, 139·145=○, 142·148=136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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