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의 흐름 한곳에서 맛보기

  • Array
  • 입력 2010년 12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월드 스타 인 컨템퍼러리 아트’ 展

회화란 매체를 재해석한 독일의 거장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GreenBlue-Red’. 사진 제공 서울 예술의전당
회화란 매체를 재해석한 독일의 거장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GreenBlue-Red’. 사진 제공 서울 예술의전당
팝아트의 황제로 불리는 앤디 워홀부터 그의 계보를 잇는 미국 작가 제프 쿤스까지. 우리 시대에 주목받는 현대미술가 185명의 작품 200여 점을 한데 모은 전시가 열리고 있다.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이 내년 2월 25일까지 개최하는 ‘월드 스타 인 컨템퍼러리 아트’전.

게르하르트 리히터, 루이즈 부르주아, 지크마어 폴케, 브루스 나우먼 등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작가 15명, 길버트& 조지, 애니시 카푸어, 레이철 화이트리드, 데미언 허스트 등 영국 터너상의 수상작가 10명이 포함돼 있다. 대부분 아기자기한 규모의 작품이지만 국제 미술계를 주도하는 작가들 면면이 궁금한 사람들에게 맛보기 식으로 현대미술의 흐름과 오늘을 되짚어보게 하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전시다.

이 전시는 1984년 취리히에서 창간된 미술전문지 ‘파켓(Parkett)’에서 25년간 아티스트와의 협업으로 모아온 작품을 보여준다. ‘작가와 함께’ 일하는 것을 편집방침으로 삼은 이 잡지는 표지부터 필자 선정까지 작가와 의논해 책을 제작한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작가들이 독자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도록 특별판이나 독립적 예술작품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를 바탕으로 판화 조각 사진 도면 인쇄물 비디오 등 온갖 매체가 망라된 작품이 ‘파켓 에디션’으로 수집되면서 1987년 퐁피두센터에서 전시로 구성돼 첫선을 보였고 뉴욕 현대미술관(MOMA) 등에서도 특별전으로 소개됐다. 현재 1년에 두 번 발행되는 ‘파켓’의 편집장은 2011년 베니스 비엔날레 총감독으로 선임된 비체 쿠리거가 맡고 있다.

가벼운 상상력과 예술을 결합시킨 제프 쿤스의 ‘부풀어 오른 풍선 꽃’. 사진 제공 예술의 전당
가벼운 상상력과 예술을 결합시킨 제프 쿤스의 ‘부풀어 오른 풍선 꽃’. 사진 제공 예술의 전당
아시아순회전으로 이뤄진 한국전시는 ‘예술가는 일상에서 영감을 만난다’는 주제 아래 구성됐다. 4장의 해골 사진을 나열한 워홀의 작품, 성의 공존을 표현한 부르주아의 드로잉이 인상적이다. 미술시장의 블루칩 작가로 꼽히는 쿤스와 데미언 허스트의 작품도 시선을 끈다. 쿤스의 ‘부풀어 오른 풍선꽃’은 노란 풍선으로 만든 꽃이며, 허스트의 설치작품 ‘올라간 것은 내려와야만 한다’는 헤어드라이어 바람으로 탁구공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모습을 반복한다.

현대미술의 다양함과 방대함을 압축해 보여주는 전시에 맞춰 185명 작가들을 소개한 방대한 도록이 출간됐다. 각 작가의 독특한 개성이 스며든 잡지를 보는 것도 덤이다. 4000∼8000원. 02-580-1300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