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4회 국수전…대마가 죽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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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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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철한 9단 ● 원성진 9단
본선 8강 1국 4보(66∼86) 덤 6집 반 각 3시간

우변 백 대마의 목숨이 경각에 달렸다. 이 대마가 그냥 죽는다면 바둑은 단명국이 되는 건 아닐까. 주위의 걱정 속에서도 최철한 9단은 동요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그는 우변 대마는 버려두고 백 66, 68로 상변에서 움직인다. 얼핏 보기엔 백 모양이 굉장히 취약하다. 혹시 참고도 흑 1로 막으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흑 7까지는 전형적으로 백의 수가 부족한 모양.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백 10으로 끼워 흑의 자충을 유도하는 수가 있다. 백 14까지 흑이 상변 백을 잡긴 하지만 우변 백이 살아간다.

따라서 흑 69부터 백 74까진 필연. 그래도 흑 75로 늘자 백 모양이 여전히 갑갑하다. 상변 백이 살아가려면 2선으로 기어야 할 것 같은 분위기다. 그러나 최 9단의 행마는 연금술과 같았다.

백 76, 78로 흑의 약점을 콕콕 찔러가며 선수를 잡고 백 80으로 회돌이를 칠 자세를 잡는다. 흑은 이를 피하기 위해 흑 81로 나갈 수밖에 없다.

흑 85까지 우변 백은 확실히 죽었다. 16개가 되는 대형 대마. 우변 흑 집이 모두 60집에 이른다. 그러나 백은 86까지 상변을 제압했다. 아까 우하 패를 이기며 본 이득을 합치면 아직 형세가 나쁘지 않다는 것.

백 대마가 죽으면 어떻게 하느냐는 건 주변의 기우였을 뿐 최 9단은 대마를 죽이고도 충분히 둘 수 있다는 계산을 일찌감치 하고 있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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