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4회 국수전…횡재한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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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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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세돌 9단 ● 강지성 8단
본선 16강전 8국 7보(144∼170) 덤 6집 반 각 3시간

전보 마지막 수인 흑 ○를 참고도 흑 1로 뒀을 때의 변화를 하나만 더 알아보자. 백 2로 늘면 흑 3 이하의 매우 쉬운 수순으로 패를 낸다. 흑은 자체 팻감이 많다. 백 역시 패에 지면 6점이 잡힌다. 흑 대마가 걸린 패지만 백의 부담도 커서 백이 채택할 수 없는 그림이다.

백 44, 46을 두면서 이세돌 9단은 횡재한 듯한 표정이다. 이기려면 상당한 노력을 쏟아 부어야 했는데 상대가 어이없는 실수를 해주니 고마울 따름이다. 흑 ○가 실수인 이유는 백 46이 우변 흑 대마에 대해 선수이기 때문이다. 흑 47로 대마를 살릴 때 백 48, 50으로 끊는 수가 성립한다. 원래 하변은 흑의 발언권이 셌던 곳인데 지금은 백 집이 통통하게 나버렸다.

이 9단은 하변에서 우세를 확보한 뒤 착착 끝내기를 진행한다. 이젠 어려운 자리가 없다. 백으로선 하변에 집을 만든 효과만 있는 게 아니다. 집을 내면서 두터워지기도 했다.

백 64 때 흑이 하변 백 한 점을 잡지 못했다. 대마가 불안해 흑 65로 가일수할 수밖에 없는 건 하변 백이 두텁기 때문.

백 66, 68로 최대한 이득을 보면서 백의 승리가 확정됐다. 강 8단으로선 이 9단을 맞아 잘 버티다가 마지막 순간에 허물어진 아쉬운 한판이었다. 백 70 이후로도 30수 가까이 더 진행됐으나 지금은 반면으로도 흑이 졌다. 이후 수순은 총보.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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