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연쇄살인범 쫓는 형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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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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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달/얀 코스틴 바그너 지음·유혜자 옮김/480쪽/1만1500원/들녘

아내를 잃고 무의미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형사 킴모는 마을에서 일어난 연쇄살인 사건에 집요하게 매달린다. 그는 피해자의 가족과 애인, 친구 등 주변 인물들을 만나면서, 소중했던 사람의 갑작스러운 죽음 앞에 놓인 사람들에게 동질감을 느낀다. 아내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망연해하는 아르토 오야란타는 아내 몰래 바람을 피웠던 것을 괴로워하고, 옛 애인 야나의 죽음을 겪은 다니엘은 삶에 새겨진 균열로 인해 고통스럽다. 킴모는 이들과 만나 삶을 나눔으로써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고 싶어 한다.

연쇄살인범을 추적하는 형사의 이야기는 전형적인 추리소설처럼 보인다. 독일 작가 얀 코스틴 바그너의 소설은 이 전형성을 뛰어넘는다. 소설의 배경이 된 핀란드의 차가운 날씨는 소설의 음울한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긴박한 액션을 이어가는 대신 인물들의 무기력하고 불안한 심리상태를 파고듦으로써 재미를 뛰어넘는 깊이를 만들어냈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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