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제54회 국수전…백약이 무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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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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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철한 9단 ● 류동완 2단
본선 16강 5국 5보(74∼96) 덤 6집 반 각 3시간

우하 흑이 잡히면서 사실상 바둑은 막을 내렸다. 하변 백이 아직 살지 못했지만 중앙과 하변 양쪽에 탈출구가 있어 아무런 이상이 없다.

흑 77, 79로 먹여치는 수는 몰아 떨어뜨리기가 성립하지 않기 때문에 부질없는 짓처럼 보이지만 나름 이유가 있다. 참고도처럼 그냥 흑 1, 3으로 두면 백 10까지 흑이 장문에 걸려 잡힌다. 실전처럼 먼저 해둬야 백이 자충에 걸려 흑 돌을 잡을 수 없게 된다.

물론 부분적으론 맥이지만 전체적 맥락에서 보면 부질없긴 마찬가지다.

백이 하변을 86부터 92까지 알뜰하게 살아나자 류 2단의 가슴엔 허탈함이 밀려온다.

첫 본선 진출. 상대가 막강 최철한 9단이지만 자신 있었다. 초반 자신의 구상대로 판을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한 수의 결정적 실수로 100수도 되기 전에 이토록 허무하게 무너질 줄은 몰랐다.

백 96이 얄밉다. 평소 같다면 ‘가’로 침입하지만 지금은 굳이 힘들게 싸울 필요가 없다. 그저 위에서 삭감하는 정도만 해도 충분하다.

백 96을 본 류 2단은 전의를 상실하고 돌을 던졌다. 더 두는 건 농락당하는 것이나 마찬가지. 하변 백 집만 60집에 달한다. 여기에 좌상 모양과 중앙을 합쳐 15집을 봐줘야 한다. 흑은 모든 집을 다 합쳐야 70집이 될동말동하다. 반면으로도 백이 이긴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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