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4회 국수전…백, 다시 기회를 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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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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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진석 9단 ● 고근태 7단
본선 16강 4국 5보(86∼113) 덤 6집 반 각 3시간

흑백의 호흡이 거칠다. 어느 한쪽이 우세를 잡았다 싶으면 바로 실수를 해서 형세가 묘하게 균형을 이루며 흘러왔다. 지금은 백이 실수를 해서 흑이 좌하귀 축머리를 활용하며 우세를 잡은 형국. 흑이 실수 없이 우세를 계속 이어갈지 관심이다.

백은 굴욕적이긴 해도 좌하귀를 살려 실리의 균형을 맞춰나간다. 그 대신 흑은 세력을 얻어 하변 흑의 골짜기가 깊어졌다.

백 92는 당연히 선수가 돼야 하지만 지금은 하변이 승부처이기 때문에 흑이 외면한다. 흑 93으로 백 한 점을 잡으러 나선다. 이 한 점은 요석 중의 요석. 백도 이 돌을 살리기 위해 94, 96으로 안간힘을 쓴다.

흑은 여유 있다. 이 백을 무리하게 잡을 필요는 없다. 최소한으로 살려주면서 중앙 흑을 수습한 뒤 선수를 잡아 큰 곳을 두면 유리함을 유지할 수 있다. 흑 99가 공격 같지만 사실 중앙 흑을 수습하고 있는 수순이다.

그러나 백 106 때 흑의 행마가 또 꼬이기 시작한다. 흑 107, 109는 굳이 둘 필요가 없는 수. 나중에 귀를 통째로 위협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없앴다. 흑은 참고도 흑 1의 행마가 좋았다. 이어 흑 3, 5로 여전히 하변 백의 생사는 미궁이다.

흑 113도 백의 근거를 없앤다는 뜻이었지만 ‘가’가 정답이었다. 다시 백이 기회를 잡았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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