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종이책” “앞으론 e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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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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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아이패드-킨들-PC-종이책 독서실험 해보니…

종이책, 속도-감촉 등서 앞서
만족도, 꼴찌 PC 빼곤 비슷

“역시 종이책이다.” “그래도 대세는 전자책이다.”

전자책과 종이책의 읽는 속도, 만족도 등을 따져본 한 조사 결과를 놓고 온라인 세계가 시끌시끌하다. 미국의 정보기술(IT) 전문컨설팅업체인 닐슨노먼그룹은 최근 ‘책을 좋아하는 사람’ 24명을 대상으로 책 읽기 실험을 실시했다. 참가자 각자에게 종이책, PC, 아마존의 전자책 단말기 킨들, 애플의 태블릿PC 아이패드 등 4가지 형태로 헤밍웨이의 단편소설을 읽게 한 뒤 속도를 측정한 것이다.

결과를 보면 아이패드로 읽었을 때의 속도는 종이책으로 읽었을 때에 비해 평균 6.2% 느리고, 킨들로 읽었을 때는 종이책보다 10.7%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PC로 읽었을 때의 속도는 공개되지 않았다. 회사 측은 책을 제대로 이해하면서 읽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실험 뒤 내용을 묻는 테스트를 실시했는데 대부분 답을 맞혔다고 밝혔다.

속도 측정과 별도로 만족도 조사도 실시했다. 1∼7점의 점수로 만족도를 물어본 결과 아이패드가 5.8점으로 가장 높았고 킨들(5.7점), 종이책(5.6점) 순이었으나 큰 의미를 두기엔 점수 차가 미미했다. PC의 만족도는 3.6점에 그쳤다.

회사는 참가자들에게 각 방식에 대한 주관적 평가를 요청한 결과 “아이패드는 무겁다”, “킨들은 글자의 선명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전자 기기들은) 진짜 책장을 넘기는 감촉이 없어 싫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고 전했다.

참가자가 24명에 불과한 실험이지만 미국의 워싱턴포스트, CNN,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 영국의 가디언 등 언론들이 결과를 알렸다. 독자들의 댓글 참여가 활발한 가디언에는 100여 건의 댓글이 붙었다. ID ‘cambomambo’는 “좋아, 하지만 아이패드로는 유튜브도 할 수 있잖아”라는 글을, ‘ehaka’는 “2000권의 종이책을 갖고 있지만 전자책 단말기도 사용한다. 전자책 단말기의 e잉크는 훌륭하다”는 글을 올렸다. 전반적으로는 “첨단기술을 좋아하지만 책을 읽을 때는 구식의 종이책을 더 좋아한다”(‘Vaan’), “가디언의 온라인 버전을 즐겨 읽으면서도 여전히 인쇄된 가디언을 사기 위해 돈을 지불한다”(‘Dogmeat’)처럼 종이책의 손을 들어주는 사람들이 많았다.

워싱턴포스트는 실험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전자책의 효용성을 강조한 ‘피시월드’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 기사는 “실험 참가자들은 엄청난 독서가들이므로 평균적인 책 읽기와는 차이가 있고 참가자들의 컨디션, 실험 시간대 등 변수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한 뒤 “비용이 싸고 휴대가 간편하며 거대한 도서관을 옮겨놓을 수 있고, 절판된 책도 볼 수 있다는 점이 전자책의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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