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가 말하는‘내 책은…’]혼창통 당신은 이 셋을 가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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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1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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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훈 지음, 쌤앤파커스, 304쪽, 1만4000원
이지훈 지음, 쌤앤파커스, 304쪽, 1만4000원
필자는 세계적인 대가들을 만나 이 격동의 시대에 살아남는 지혜를 물었다. 그들은 저마다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고, 생각도 달랐다. 하지만 그들의 주장엔 일관된 메시지가 있었다.

그것은 세 개의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혼(魂), 창(創), 통(通)’이 그것이다. 가슴 벅차게 하는 비전(혼), 끊임없이 ‘왜’라고 묻고 새로워지려는 노력(창), 다양성을 인정하고 소통하려는 노력(통)을 의미한다.

어떻게 보면 당연하고 진부하기도 한 이 메시지를 강조한 것은 우리가 겪고 있는 대혼란이 바로 혼·창·통 정신을 잃어버림으로써 초래됐기 때문이다. 이번 위기를 초래한 월스트리트의 천재들은 돈 버는 것 자체를 ‘혼’이라 착각했고, 복잡한 규제를 피해 다니며 편법을 만들어내는 것을 ‘창’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자기만의 전문 분야에 갇혀 서로 ‘통’하지 않고 고립됐다.

오늘날의 위기는 경제적 위기든 식량 위기든 환경적 혹은 사회적 위기든 궁극적으로는 도덕적 위기이며, 따라서 모든 위기가 서로 연관돼 있다. 이러한 위기는 인간이 함께 걸어가야 할 길을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이 책은 크게 혼, 창, 통의 세 파트로 구성돼 있다. 혼 부분에서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조직과 개인이 ‘내가 왜 여기 있는가’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것을 거듭 요구한다. 돈은 결코 정답이 아니라는 것이 일관된 메시지다. 우리는 이해득실을 전부 버려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죽어도 지키고 싶은 무엇을 최소한 한 가지는 마음속 깊이 갖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사람의 마음(직원, 소비자, 협력업체, 그리고 자기 자신의 마음에 이르기까지)을 움직여 성공의 첫 관문에 들어설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철학이고 혼일 것이다. 경영의 역설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은 이익을 뛰어넘는 더 큰 목적을 추구하는 회사엔 이익이 저절로 따라왔다는 사실이다.

창 부분에서는 혼을 노력과 근성으로 치환해 수확을 하고, 늘 새로워지는 방법을 담았다. 창을 길어 올리는 처방전은 크게 다섯 가지다. 연결, 질문, 관찰, 실험, 네트워킹이 그것이다.

통 부분에서는 우리 사회에 가장 부족하고 절실한 덕목인 소통을 이루는 방법을 담았다. 소통의 비결은 큰 뜻(혼)을 공유하고, 상대를 인정하며, 서로 차이를 인정하는 데 있다.

혼·창·통은 우리 주변 곳곳에서 우리 삶에 빛이 되고 있다. 김연아 선수는 어떤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최고의 스케이터가 되겠다는 강한 혼이 있었고, 기술 경쟁에서 한 차원 도약해 창조성과 예술성이라는 ‘포스트 테크놀로지 르네상스’를 이룬 창이 있었다. 그리고 국경과 인종, 나이의 장벽을 넘어 누구와도 진솔하게 마음으로 소통하는 통을 갖추고 있었다.

이지훈 조선일보 기자
<신동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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