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호 9단 ● 홍기표 4단
결승 5번기 1국 7보(120∼145) 덤 6집 반 각 3시간
우하 귀에서 백이 살았다. 흑으로선 생살을 뜯기는 듯한 느낌을 받았을 것. 그 대가를 어디에서도 구하기 힘들기에 흑의 아픔은 더하다.
흑은 우하 귀에서 패를 노리고 있다. 흑 29로 막을 때 백이 단수 치면 패를 하려고 한다. 우하 귀에서 망했으니 우하 귀에서 다시 일어서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당장은 팻감이 없다. 그래서 흑은 ○로 팻감을 만들자고 나섰다. 흑 25는 물론 손해다. 백 22를 잡을 수 있는데도 두 점으로 키워 죽인 것은 팻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백 28로 하변을 살리자 흑은 패를 꿈꾸며 29로 막는다. 그러나 이창호 9단의 머리는 이미 얼음처럼 차갑다. 백 30을 둔 뒤 백 32로 목숨만 살려 달라고 한다. 백 32 대신 참고도 백 1로 흑 한 점을 잡으려고 하면 흑 2, 4로 여기서 패가 난다. 흑의 팻감이 많기 때문에 이 패는 백이 이길 수 없다. 백 32는 참고도의 패를 이길 수 없다면 미리 물러서겠다는 뜻이다. 이 9단은 귀에서 살기만 하면 된다고 봤고 그 판단은 정확했다. 흑이 33, 35로 백 한 점을 때려내고 흑 37로 백 두 점을 잡았으나 귀를 백에게 내준 손해를 만회할 순 없었다. 게다가 중앙에서도 팻감을 만들기 위해 손해를 본 것도 있다. 흑 집이 20여 집 날 곳에서 백이 6집을 내고 살았으니 더 계산해보지 않아도 형세를 알 수 있다. 검토실도 흑이 절망적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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