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리노를 꿈꾸는 4명의 ‘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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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6일 14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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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으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아름답고 좋았어요.”

지난 4월 1일 서울 삼성동 ‘빌리스쿨’. 발레 연습이 한창인 대한민국 1대 ‘빌리’ 김세용(13), 이지명(13), 임선우(11), 정진호(12) 군을 만났다. 이들은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주인공으로 무대에 서게 될 소년 발레리노들이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는 탄광촌을 배경으로 광부 아버지를 둔 11세 소년 ‘빌리’가 발레리노의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그려낸 작품이다. 2000년 개봉한 영화 ‘빌리 엘리어트’를 뮤지컬화 했다. 비영어권 국가로는 처음으로 오는 8월 한국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이 뮤지컬의 백미는 단연 주인공 ‘빌리’. 뮤지컬을 이끌어가는 소년 연기자의 능력에 따라 완성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빌리’ 캐스팅은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가장 중요한 요소다.

제작사 ‘매지스텔라’는 2009년 2월부터 1년간 대한민국 ‘빌리’를 선정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대상은 ‘변성기를 지나지 않은 키 150cm이하의 소년’. 800여 명의 지원자들이 모였고 4차례의 오디션을 거친 끝에 4명의 ‘빌리’가 탄생했다.

이들은 다양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김세용 군은 일곱 살 때 처음 발레를 시작한 발레 영재다. 김 군은 “남자가 발레를 한다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계속 발레를 한다는 점에서 ‘빌리’와 내 모습이 닮았다”고 말했다. 김 군은 발레실력이 뛰어나고 콩쿠르 경험도 많지만 뮤지컬 무대는 처음이다. 그는 “목소리가 저음인데다 노래실력이 부족해 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명 군은 뮤지컬 아역배우 출신이다. 그는 이미 뮤지컬 ‘라이온 킹’(2006)에서 심바 역, ‘명성황후’(2007~2008)에서 세자 역을 맡은 경험이 있다. 이 군은 ‘빌리스쿨’을 통해 발레를 처음 접했다. 발레경력 5년차인 임선우 군은 4명의 ‘빌리’ 중 막내다. 임 군은 “친구들이 남자가 발레를 왜하냐고 놀렸지만 신경 쓰지 않고 계속했다”며 “경험삼아 참가한 오디션인데 여기까지 오게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정진호 군은 SBS ‘스타킹’에 탭댄스 신동으로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주인공이다.

4명의 ‘빌리’는 그동안 발레, 탭댄스, 아크로바틱, 연기, 보컬, 무용, 힙합, 필라테스 등의 훈련을 체계적으로 받았다. 이들의 발레수업을 담당하는 이대원(36) 발레 마스터는 “4명의 ‘빌리’가 짧은 시간동안 다른 또래 아이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발전했다. 이제 어느 정도 발레리노의 모습이 보인다”며 “공연까지 남은 4개월 동안에도 많이 발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는 4월 12일부터 본격적인 리허설 기간에 들어간다. 실제 무대와 동일한 세트를 제작해 적응력을 키우고 장기간의 연습을 통해 공연의 완성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임광희 동아닷컴 기자 oas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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