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포커스] 젊게 재탄생한 참·이·슬 달라진 모습 보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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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4일 07시 00분


진로 정구하 상무가 새로 나온 참이슬 ‘프레쉬’를 들고 제품 리모델링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진로 정구하 상무가 새로 나온 참이슬 ‘프레쉬’를 들고 제품 리모델링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진로 정구하 상무

카툰·삼행시로 올드한 이미지 탈피
여과기능 강화해 더 깨끗한 맛 찾아


서울 서초동 진로 사옥의 집무실에 들어서니 정구하(50) 상무가 환한 얼굴로 맞았다. 그의 앞에는 소주병 7∼8개 정도가 나란히 세워져 있었다.

“참이슬을 리모델링했거든요. 기존 제품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시겠어요?”

유심히 보니 기존 제품과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우선 병 모습이 달라졌다. 대나무와 이파리 그림은 여전하지만 인물 캐릭터가 새롭다. 병뚜껑에도 빨간색과 파란색을 넣었다.

“86년 전통의 진로 소주지만 어떻게 보면 변화에 덜 수용적이고, 올드한 이미지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이번 리모델링은 젊은 미래의 고객을 위한 준비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카툰과 삼행시라는 아이디어가 소주에 녹아들어갔다. 아버지와 아들, 직장동료, 선후배, 남녀 이야기 등 일상의 따뜻한 소재를 담았다. 새로운 참이슬 병에는 모두 12종의 카툰과 ‘참·이·슬’ 삼행시가 아로새겨져 있다.

겉뿐만 아니라 속도 달라졌다. “참이슬은 대나무숯으로 4번 정제해 깨끗한 맛을 내는 것이 강점이죠. 새 참이슬은 업그레이드된 대나무숯으로 거릅니다. 기존 숯보다 무려 7배나 여과 기능이 강화됐죠. 전체적으로 진로다우면서도 더욱 맛이 깨끗해졌다는 평가를 듣고 있습니다.”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었던 기존과 달리 리모델링된 참이슬은 심플하다. 빨간색과 파란색의 뚜껑으로 구분한다. 빨간색 ‘오리지널’ 참이슬은 20.1도, 파란색 ‘프레쉬’는 19.5도짜리이다.

두 개를 붙여 놓으면 꼭 태극처럼 보인다. 실제로 직원들 사이에서는 이번 신제품을 놓고 ‘태극 참이슬’이라 부른다고 했다.

“어느 쪽이 더 많이 팔리냐”고 물었더니 “날씨에 따라 다소 다르지만 둘 다 똑같이 나간다”고 했다. 한 쪽이 덜 팔리는 날에는 신기하게도 다른 한 쪽이 더 팔려 균형을 맞춘다.

타사의 소주제품과 비교해 ‘참이슬만의 맛’이 있다면? “흔히 바디감이라고도 하죠. 맛이란 것이 첫맛과 뒷맛이 있고, 목 넘길 때의 맛, 혀 안에 들어와서의 맛 등 다양하지 않습니까. 참이슬의 장점이라면 이 여러 맛들이 잘 조화되어 있다는 점일 겁니다.”

요즘들어 잠잠해지긴 했지만 진로는 한때 ‘일본자본 유입설’에 휘말려 애를 먹었다. 금융위기 때 진로가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일본 아사히맥주가 진로 인수에 참가의사를 밝히면서 루머가 퍼졌다.

이 이야기를 꺼내자 정 상무가 고개를 저었다. “당장 아무 증권 사이트에 들어가 ‘진로’를 검색해 보면 주주 지분률을 누구나 볼 수 있지 않느냐”고 했다. “만약 진로에 대한 일본 자본설을 증명할 수 있다면 그 분에게 사재를 털어서라도 보상금을 드리고 싶은 심정”이라고까지 했다.

현재 진로의 주요 주주는 하이트홀딩스, 신용협동조합중앙회 등이다.

정 상무는 86년 성상을 지내온 진로가 미래 100년도 시장의 리딩기업으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전통과 새로움에 대한 적절한 조화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했다. 올해는 그 원년이 될 것이다.

“언제 소주나 한 잔 하자”며 배웅하는 그의 등 너머로 ‘UP하라’는 진로의 포스터가 눈에 들어왔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사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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