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대혁 아마 6단 ● 이호승 아마 7단
준결승 2국 5보(104∼137) 덤 6집 반 각 10분
형세가 유리할 때 가장 힘든 게 무엇일까. 강약 조절이다. 불리한 쪽은 강한 수단만 선택하면 된다. 유리한 쪽은 상대의 거센 도전에 대해 유리함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적절하게 물러나거나 아니면 되받아쳐 우세를 더욱 굳혀야 한다. 문제는 언제 강하게 나가고, 언제 뒤로 물러서느냐이다. 정확한 형세판단과 수읽기로 유리를 승리로 확정 짓는 것은 불리함을 뒤집는 것보다 어렵다.
흑 7은 일종의 물러섬이다. 흑이 엷은 곳을 보강해 뒷맛을 없앤 것. 불리하다면 이런 보강은 있을 수 없다.
백 8, 10이 강렬하다. 반전을 노리는 혼신의 도전이다. 이호승 7단도 이 수의 잠재적 파괴력이 상당하다는 것을 직감한다. 없는 시간을 쪼개 찬찬히 수를 읽는다. 이 7단은 잠시 후 흑 11로 또 한 번 물러선다. 만약 흑이 참고도 1로 차단했다면 어떻게 될까. 백 2∼6의 선수에 이어 백 8의 묘수가 터져 흑이 잡힌다.
백 12로 넘어 백이 상당한 이득을 봤지만 흑은 아직 여유 있다.
백의 저항은 계속된다. 백 14∼22로 끊어간 것이 강수. 좌변 흑 전체를 물고 늘어진다. 하지만 흑 25의 선수가 들어 더는 공격이 힘들다. 백 28로 끝까지 추궁해 보지만 흑 37까지 바꿔치기가 고작이다. 흑 유리는 변함없다.
백이 마지막으로 노려볼 곳은 상변 일대 흑 집의 허술함. 김대혁 6단은 어디서부터 손을 댈지 생각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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