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842>孔子曰求아 君子는 疾夫舍曰欲之요 而必爲之辭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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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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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 이어진다. 노나라 대부 季氏가 전臾(전유)를 정벌하려고 하자 계씨의 가신인 염有(염유)와 季路가 공자에게 그 사실을 알렸는데 공자는 두 사람이 계씨를 저지하지 못한 것을 질책했다. 그러자 염유는 전유가 要害地(요해지)인 데다 계씨의 영지인 費(비)에 가까우므로 지금 정벌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계씨의 자손에게 걱정거리가 되리라고 말했다. 이것은 염유 자신이 계씨의 모의에 가담했음을 드러낸 말이어서 자신들은 반대했다고 변명한 것과 모순되었다. 그래서 공자가 위와 같이 꾸짖은 것이다.

疾은 미워한다는 뜻이다. 타동사 뒤의 夫는 목적어 어절을 끌어온다. 舍는 捨와 같아, ‘∼을 버려둔다, ∼를 하지 않는다’의 뜻이다. 欲之에 대해 주자는 利를 탐한다고 풀이했으나 홍대용이 지적했듯이, 일반적인 뜻으로 보는 것이 좋다. 爲之辭는 이유를 끌어와 변명하는 것이다. 혹자는 이 문장을 君子病夫로 끊어서 군자는 너의 말과 같은 것을 미워한다고 말했다고 본다. 그렇다면 舍는 止와 같아 但의 뜻을 지니게 되고 ‘舍曰欲之, 而必爲之辭’는 ‘다만 바란다고 말해야지 구차스럽게 다른 말로 변명하려 하다니!’로 풀이해야 한다.

‘맹자’ ‘공손추·하’에 보면 ‘옛날 군자(군주와 대신)들은 허물이 있으면 고쳤는데 지금 군자들은 허물이 있으면 그것을 이루는구나!’라 하고, 또 ‘今之君子(금지군자)는 豈徒順之(기도순지)리오 又從而爲之辭(우종이위지사)로다’라고 했다. 지금 군자들은 어찌 다만 허물을 이룰 뿐이겠는가, 그 김에 변명까지 하는구나! 맹자의 이 말은 공자가 염유를 꾸짖은 뜻과 통한다. 정치가들은 부디 구구한 변명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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