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3회 국수전… 잔인한 바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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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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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우 4단 ● 주형욱 5단
본선 8강 3국 총보(1∼245) 덤 6집 반 각 3시간

이 바둑은 백 96에 흑이 97로 반발하면서 벌어진 우변 전투가 볼만했다. 백 172로 패를 해소할 때까지 70여 수 동안 패싸움을 둘러싼 흥정에 가슴을 졸였다. 팻감은 흑이 많았지만 패는 백이 이길 수밖에 없었던 과정이 드라마틱하게 이어졌다. 이 전투의 결과는 백 유리. 하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백 176이 패착. 참고도 백 1로 뒀으면 백의 승리가 확정됐을 것이다.

김형우 4단에게 왜 백 1을 두지 못하고 ‘가’를 뒀냐고 물으면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잠깐의 방심 탓에 손 따라 두었을 뿐이다. 200수 가까이 두는데 모든 수를 긴장한 채 둘 순 없을 것이다. 어떤 수는 마음을 놓은 채 둘 수밖에 없다. 다만 그 수가 패착인지, 만회 가능한 실수인지, 아니면 별 일 없이 넘어가는지가 문제일 따름이다.

흑 177의 급소 한 방에 백 대마가 빈사상태에 빠졌다. 결국 생사를 건 패가 났고 그 패의 대가로 흑이 좌변 백 진을 뚫어 흑 승이 결정됐다. 김 4단에게는 잔인한 바둑이었다. 한 수 실수로 나락으로 빠진다는 것은 실력 이전에 운도 승부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할까.

118·148·154·160…106, 135·169…130, 145·151·157·163…115, 170…8, 172…165, 192…182, 238…217. 245수 끝 흑 불계승.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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