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월드컵 SBS 독점 중계권’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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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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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MBC,분쟁조정 신청… SBS “무임승차 안돼”

2월 12일 개막하는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피겨스케이팅 금메달에 도전하는 김연아. 지상파 3사는 올림픽 중계권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2월 12일 개막하는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피겨스케이팅 금메달에 도전하는 김연아. 지상파 3사는 올림픽 중계권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KBS와 MBC는 26일 SBS의 올림픽과 월드컵 독점 중계권에 대한 분쟁조정신청서를 방송통신위원회에 냈다.

KBS와 MBC는 신청서를 통해 “SBS가 단독으로 올림픽과 월드컵을 방송하는 경우 국민의 보편적 시청권에 중대한 침해가 예상되며, SBS가 방송권 판매 요구를 부당하게 거부하거나 지연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06년 SBS가 지상파 3사의 중계권 협약인 ‘코리아풀’에서 합의한 6300만 달러보다 950만 달러가 높은 가격(7250만 달러)에 이번 밴쿠버 겨울올림픽, 2012년 런던 여름올림픽,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여름올림픽의 중계권을 단독으로 사들였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SBS가 단독 중계를 할 경우 ‘국민관심행사 등에 대한 중계방송권자 또는 그 대리인은 일반국민이 이를 시청할 수 있도록 중계방송권을 다른 방송사업자에게도 공정하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차별 없이 제공하여야 한다’는 방송법 76조 3항을 위반하게 된다고 밝혔다.

SBS가 올림픽 단독 중계권을 따낸 뒤 당시 방송위원회는 추가 금액인 950만 달러에 대해 SBS가 50%를, KBS와 MBC가 25%씩 부담하는 중재안을 냈으나 3사는 3년 넘게 중계권 분배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이도윤 MBC 스포츠 기획부장은 “SBS가 협상을 지연시켜 합의를 못했다”며 “올림픽 3∼4일 전에만 타결해도 MBC와 KBS가 중계하는 데는 기술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SBS는 보도자료를 통해 “KBS와 MBC가 협상에 소극적이었고 그동안의 위험부담은 외면한 채 본선 경기 중계에 무임승차하겠다는 것은 비난받아야 마땅한 태도”라며 “이미 밴쿠버 올림픽 단독 중계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노영환 SBS 홍보부장은 “지상파 3사가 모두 김연아의 경기를 중계하는 것은 시청자의 시청권을 제한할 수도 있다”며 “SBS의 지상파 방송만으로도 전체 가구의 90% 이상이 시청할 수 있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방통위 조사기획총괄과 봉지욱 주무관은 “SBS에 방송분쟁조정위원회의 개최를 받아들일지 묻는 등 후속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SBS가 조정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KBS와 MBC는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 등 대응 조치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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