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소설가 마르크 레비는 건축사무소를 운영하다 우연한 계기로 창작의 세계에 입문했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아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소설을 쓰기 시작한 것이다. 1998년 첫 소설 ‘천국 같은’이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거두자 그는 소설가로 전업했다. 내놓는 작품마다 큰 성공을 거둔 그는 지난해 프랑스 작가들 가운데 프랑스에서 가장 많은 책을 판 작가로 꼽혔다.
프랑스 일간 ‘르 피가로’의 최근 집계에 따르면 레비의 작품은 지난해 프랑스에서 173만5000부가 팔렸다. 기존 작품 외에도 새로 낸 연작소설 ‘첫 번째 낮’ ‘첫 번째 밤’이 히트를 친 덕분이다. 르 피가로는 “그는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4200만 부를 판매했다”고 전했다.
기욤 뮈소는 지난해 3월 출간한 ‘당신 없는 나는’의 성공에 힘입어 2위를 차지했다. 그는 이 책의 국내 출간을 맞아 최근 한국을 다녀갔다. 3위에 오른 카트린 팡콜은 국내 독자들에겐 낯선 인물. 르 피가로는 “2009년에 신작을 내지도 않았는데 ‘악어의 노란 눈’ ‘거북이들의 왈츠’ 등 기존 작품이 많이 팔렸다”며 의외의 결과로 꼽았다. 5위인 프레드 바르가스 역시 신작이 없었음에도 꾸준한 인기를 과시했다. 중세 고고학자이기도 한 그는 역사 속 사건을 소재로 한 글쓰기로 유명하다.
뮈리엘 바르베리는 2006년 펴낸 책 한 권 덕분에 인기작가 자리를 꾸준히 지키고 있다. 12세 천재소녀와 54세 수위 아줌마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고슴도치의 우아함’이다. 그는 철학, 심리학, 문학, 영화 등 다양한 분야의 소재를 이야기 속에 녹여내는 솜씨를 인정받고 있다.
국내 독자들이 특히 좋아하는 아멜리 노통브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나란히 7, 8위에 올랐다. 17년 동안 17권의 소설을 펴내 항상 좋은 결과를 거둔 노통브는 지난해엔 신작 ‘겨울 여행’이 호평을 받았다.
9위의 에리크에마뉘엘 슈미트는 파리고등사범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고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작가로 전업했다.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고 펜으로 집필하는 작가로 유명하다. 10위에 오른 마리 은디아예는 지난해 공쿠르상을 받은 작가. 수상작인 ‘강인한 세 여자’만으로 45만 부에 이르는 판매량을 올렸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받았다.
이들 10명이 판매한 책은 모두 800만 권가량. 판매액은 8400만 유로(약 1360억 원)다. 르 피가로는 “여성 작가가 더 많고, 100만 부 이상 판 작가가 2008년에는 4명이었는데 2009년 2명으로 줄었다는 게 특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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