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한나-마이스키 사제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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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12일 03시 00분


18일부터 각각 한국순회 첼로콘서트


《“마이스키 선생님은 정신적인 아버지와도 같은 분이에요.”1994년 11세의 나이로 로스트로포비치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혜성과 같이 떠올랐던 첼리스트 장한나 씨(26). 그는 콩쿠르 1년 전 이탈리아 시에나에서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 씨(61·오른쪽 사진)의 마스터클래스에 참가한 뒤 마이스키 씨에게서 집중 레슨을 받았다. 그 뒤 국내외 언론과의 만남에서 그는 언제나 ‘마이스키 선생님’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라이벌이 된 것일까. 두 사람이 각각 18일 시작하는 전국 투어 콘서트를 나란히 연다.》
장 “브람스의 내면적 투쟁 들려줄것”
마이스키, 파야-드뷔시 등 다양한 선곡

○ 장한나, 브람스 소나타 집중 해부


장 씨는 18일 구미문예회관 대극장을 시작으로 12월 5일 서울 예술의 전당까지 8회의 공연을 연다. 프로그램으로는 육중하고 가을 느낌을 짙게 풍기면서 사변적인 브람스의 소나타 두 곡을 골랐다. 그는 “고전적 틀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혁신적 비전을 제시하려 한, 브람스의 내면적 투쟁을 청중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장 씨가 선택한 협연자는 피아니스트 피닌 콜린스. 2006년 발매한 슈만 피아노곡 앨범이 음반전문지 ‘그라머폰’의 ‘이달의 선택 음반’으로 선정돼 실력을 인정받은 피아니스트다. 올해 3월 정명훈 지휘 서울시향 협연, 10월 대한민국 음악제 출연에서도 깔끔한 연주를 펼쳐 깊은 인상을 남겼다.

공연은 20일 고양 아람음악당, 21일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1차 공연, 26일 창원 성산아트홀 대공연장, 28일 군포문예회관 대극장, 12월 1일 꿈의 숲 아트센터 콘서트홀, 3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으로 이어진다. 21일 공연 3만3000∼11만 원. 1544-1555

○ 마이스키, 친딸과의 동행

장한나 씨(아래)와 그가 ‘정신적 아버지’로 부른 미샤 마이스키 씨가 18일부터 각각 전국 순회 첼로 콘서트를 연다. 두 사람의
공연 주최사는 “두 사람이 사전에 서로 공연 일정을 알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사진 제공 PMG코리아·빈체로
장한나 씨(아래)와 그가 ‘정신적 아버지’로 부른 미샤 마이스키 씨가 18일부터 각각 전국 순회 첼로 콘서트를 연다. 두 사람의 공연 주최사는 “두 사람이 사전에 서로 공연 일정을 알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사진 제공 PMG코리아·빈체로
마이스키 씨도 장 씨를 ‘친딸처럼 아낀다는’ 소회를 자주 밝혔다. 그러나 이번 연주여행에는 ‘진짜 친딸’이 반주자로 동행한다. 피아니스트 릴리 마이스키다. 영국 퍼셀 음악원에서 수학했으며 독일 프라이부르크 페스티벌을 비롯한 세계적인 무대에 오르고 있다.

18일 의정부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을 시작하는 두 사람은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반의 다양한 첼로 음색을 맛볼 수 있는 레퍼토리를 골랐다. 파야 ‘스페인 민요 모음곡’, 드뷔시 소나타 1번, 쇼스타코비치 소나타 등이다. 공연은 19일 진주 경남문화예술회관, 20일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21일 인천문화예술회관, 22일 목포시민문화체육센터, 23일 부산문화회관에서 열린다. 20일 공연 5만∼14만 원. 02-599-5743

○ 예전처럼 가까운가요? 글쎄….

두 사람의 일정이 겹친 것을 보면 최근엔 자주 연락하지 않는 것일까. 마이스키 씨는 e메일로 보낸 질문에 “한나는 의외의 장소에서 깜짝 전화를 하는 식이었지 근황을 상세히 알리지는 않았다”며 “이번 콘서트에 대해서는 몰랐다. 한국에 가는 김에 만나고 싶다”고 답했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공연 중인 장 씨와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공연기획사 PMG의 김지윤 과장은 “장 씨가 13일 기자회견에서 마이스키 선생이 자신을 성장시켜준 데 감사를 다시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동아일보 유윤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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