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3회 국수전… 갈팡질팡 행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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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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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형준 2단 ● 유창혁 9단
본선 5국 3보(45∼60) 덤 6집 반 각 3시간

흑 45, 47을 선수하고 49로 하변을 지키는 수순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흑은 백에게 실리를 내줬지만 백을 좇으며 흐름을 타고 있다.

흑 53은 좋은 수. 좌변에서 흘러나온 흑을 보강하며 우상 귀 흑 세력과 호응한다. 이른바 대세점이다. 하지만 젊은 기사들이었다면 참고도 흑 1을 선택했을 것이다. 이어 흑 5로 하변에서 큰 집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실리를 챙겨놓으면 뒤가 든든해 반면 운영이 편해진다고 보는 것이다. 제한 시간이 짧아지고 진행이 복잡해지는 현대 바둑에서 실리부터 챙겨놓자는 경향은 점점 심해지고 있다.

유 9단도 전보다 실리에 민감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대세점을 중시하는 그에게 참고도는 쩨쩨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백 56은 가벼운 응수타진인 줄 알았는데 백 58로 젖혀 갑자기 일전불사를 외친다. 유 9단 역시 물러서지 않는다. 흑 59로 끊어 반격에 나선다. 여기서 백이 봐둔 수순은 무엇일까 궁금해하고 있는데 안형준 2단은 갑자기 손을 돌려 백 60을 차지한다. 중앙에서 싸움을 걸어가다가 꼬리를 내리고 다른 곳으로 피한 셈이다. 그러나 백 60을 꼭 차지해야 할 곳이라고 생각했다면 백 56, 58은 모두 불필요한 수순. 안 2단이 갈팡질팡한 건 무엇 때문이었을까.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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