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새 총무원장 자승스님… 91% 득표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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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3일 03시 00분


조계종의 새 총무원장으로 자승 스님(55·은정불교문화진흥원 이사장·사진)이 선출됐다.

자승 스님은 종회의원 80명과 전국 24개 교구 대표들로 구성된 선거인단 320명 중 317명이 참여한 가운데 22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실시된 제33대 총무원장 선거에서 290표(득표율 91.48%)를 얻어 다른 두 명의 후보자를 제치고 당선됐다.

조계종 총무원장은 본·말사 주지 임명권과 연간 300억 원에 이르는 총무원 예산 집행권, 종단 소속 사찰의 재산 감독 및 처분 승인권 등을 갖는다.

자승 스님의 압승은 입후보 때부터 예상됐다. 지난달 종단의 입법기관에 해당하는 중앙종회의 4개 종책 모임(종단의 정책을 논의하는 단체)이 자승 스님 지지를 선언했고 전국 24개 교구 본사 주지 스님 중 19명이 후보 추대식에 참석해 지지를 밝혔다. 이번 선거는 1962년 통합종단 출범 후 처음 조계종 집행부의 평화로운 정권 교체를 이룬 것으로 평가받는다.

50대의 젊은 총무원장이 탄생함에 따라 조계종에 새 바람이 불 것인지에도 종단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승 스님은 종단 업무에서 정치력과 행정력을 보여 온 데다 4개 종책 모임의 지지를 이끌어 낼 만큼 포용력도 갖췄다는 평을 받고 있다. 선거 과정에서는 ‘행동하는 지도력, 개방적인 리더십, 세대 통합의 지도력’을 강조해 왔다.

자승 스님은 1954년 강원 춘천 출신으로 1972년 해인사에서 지관 스님(현 총무원장)을 계사로 사미계를, 1974년 범어사에서 석암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받았으며 30대 조계종 총무원장 정대 스님의 상좌를 지냈다. 1986년 총무원 교무국장으로 종단 일을 시작했다. 총무원 재무부장, 총무부장 등을 거쳤고 조계종 중앙종회의원(4선)을 지냈으며 2006년 14대 전반기 중앙종회에서는 의장을 지냈다. 2004년에는 정대 스님이 설립한 은정불교문화진흥원 이사장을 맡았다.

조계종 운영 방침에 대해 스님은 “가장 중요한 것이 종단 발전이고 그 뒤에 교구본사, 계파와 개인이라는 생각으로 운영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 정부의 종교 편향 논란에 대해선 “대화와 소통으로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승 스님은 23일 원로회의 인준을 거쳐 31일부터 4년 임기를 시작한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하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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