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크엔드 카페]가습기, 피부에 물주는 ‘좋은 화장품’

  • 입력 2009년 10월 16일 02시 55분


코멘트
화장품 업계는 최근 ‘잠’과 ‘수분’이라는 열쇳말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수면이 피부건강에 중요한 만큼 잠자는 동안 영양을 공급해 피부 재생력을 높여주고, 동시에 피부가 건조해지기 쉬운 가을철에 수분도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는 것이죠. 에스티로더, 랑콤, 시슬리 등 외국 화장품 회사뿐만 아니라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국내 회사도 자는 동안 피부에 집중적으로 수분과 영양을 공급해주는 에센스와 팩 제품을 연이어 내놓고 있습니다.

제품 설명이 참 다양합니다. ‘6년 근 인삼과 국내산 천연송이가 농축된 한방 성분이 들어있어 피부에 바르고 자는 것만으로도 주름과 보습이 집중 관리된다’부터 ‘잠들기 직전에 바르면 피부의 생체리듬에 따라 8시간 수면 리듬에 맞게 수분을 공급해준다’까지, 한방과 양방의 경계를 넘나듭니다.

은근한 ‘협박’도 있습니다. ‘건조한 피부를 방치하면 잔주름이 생기고 노화가 촉진되고 각종 트러블이 일어난다’며 말입니다. 자기 전에 세안을 하고 나서 피부에 바르라는 것도 많습니다. 스킨, 에센스, 로션, 수분크림, 영양크림, 수분팩….

잠자는 시간에 뭐라도 하지 않으면 당장 피부가 늙어버릴 것 같습니다. 팩 제품 형태도 ‘워시오프(씻어내는 타입)’ ‘필오프(떼어내는 타입)’ 등으로 무척이나 다양해 소비자는 뭘 사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이 설명을 들으면 이 제품을 사야 할 것 같고 저 설명을 들으면 저 제품을 사야 할 것 같고.

하지만 화장품 업체의 긴 설명을 들어봐도 나오지 않는 말이 있습니다. 잠잘 때 가습기를 틀어 놓고 자라는 이야기죠. 너무 간단한가요? 너무 간단해서 잊어버리기도 쉬운 방법입니다. 전문가들은 “어떤 방법을 이용하든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하면 된다”고 말합니다. 이상준 아름다운나라피부과성형외과 원장은 “피부는 수분을 빼앗기기 쉽기 때문에 화장품을 바르든 팩을 하고 자든 수분을 지켜주거나 공급해 줄 수만 있다면 의미가 있다”며 “가을, 겨울처럼 외부 공기가 건조할 때는 가습기를 틀어 놓는 게 기본”이라고 말합니다.

가습기를 작동할 때는 되도록 야간에만 틀고 실내 습도는 60% 정도가 적당하다는 점도 알아두면 도움이 됩니다. 가습기가 없다면 물에 적신 수건을 널어놓는 것도 괜찮은 방법입니다. 높은 가격의 화장품을 사기 전에 생활 속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생각해 본다면 좀 더 현명한 소비자가 될 것 같습니다.

김현지 산업부 기자 nu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